미국 농구선수와의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러시아 무기 거래상 빅토르 부트가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에 앉아있는 모습. UPI 연합뉴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의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러시아 무기거래상 빅토르 부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찬양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국영 방송 <아르티>(RT)는 10일(현지시각) 부트가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특별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기회가 오고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자원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러시아 정부가 사용하는 명칭인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하며, “나 같은 러시아인들은 왜 더 빨리 군사작전을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에는 그럴만한 조건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14년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러시아’를 외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미국 교도소 수감 시절 푸틴 대통령의 초상화를 갖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네, 항상요. 왜 안 되나요? 저는 제가 러시아인이고 우리 대통령이 푸틴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이날 부트를 인터뷰한 인물은 미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추방됐다가 러시아에서 하원 의원이 된 마리아 부티나였다. <아르티>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총선에서 하원 의원에 당선된 부티나는 미국 인사들의 정보를 러시아에 넘기는 활동을 한 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된 바 있다.
부트는 하루 전에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은 소련이 붕괴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우리를 끝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제 다시 우리를 붕괴시키고 러시아를 분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악명 높은 무기거래상인 부트는 2008년 타이 방콕의 고급 호텔에서 미국 마약단속국에 붙잡혔다. 2012년 미국 맨해튼 법원은 그에게 25년형을 선고했다. 약 10년을 복역한 그는 지난 8일 미국과 러시아의 포로 교환으로 풀려났다.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이번 포로 교환을 ‘러시아의 승리’라고 칭송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방송 진행자 예브게니 포포프는 지난 8일 텔레그램에 “내일 모든 사람이 그라이너를 잊을 것이며 부트의 삶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8일 늦은 저녁 부트가 러시아에 도착하던 때 부티나 러시아 의원은 국영 방송에서 “미국의 항복”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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