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 발생 지역을 살피고 있다. 다마스쿠스/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튀르키예와 함께 심각한 지진 피해를 겪고 있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즉각 해제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리아는 수년 간의 전쟁과 혼란을 겪었고, 최근에는 강진을 겪으며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대재난의 시기에 미국은 지정학 정치의 고집을 내려놓고, 즉각 대시리아 독자 제재를 해제해 인도주의적 구제를 위해 대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도 9일 “자연재해로 인한 위기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며 “미국이 양심이 있다면 (시리아인의) 생존 기회를 잡아둬서는 안 된다. 시리아인의 생명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바삼 삽바그 주유엔 시리아 대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 탓에 많은 비행기와 화물 수송기가 시리아 공항에 착륙하기를 거부한다”며 “이 때문에 인도적 지원에 나서려는 국가들도 수송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 보도 등을 보면,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8일 저녁까지 시리아에서 약 3천명, 튀르키예에서 1만2천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은 10만명 이상 사망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시리아는 하페즈, 바샤르로 이어지는 아사드 부자가 50년 넘게 통치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내전으로 현재까지 30만명 이상 사망하는 등 혼란이 심하다. 미국은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이란과 손을 잡고 민간인 살해 등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는 등의 이유로 2000년대 초부터 강력한 경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금 200만달러와 긴급 구호물자 등 3천만위안(56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시리아에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식량 지원 프로젝트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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