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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실질 임금 26% 삭감”…영국 의사들 ‘3월 파업’ 결의

등록 2023-02-21 11:12수정 2023-02-22 02:38

지난 7일 파업이 진행 중인 영국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 대학병원 앞에서 국가보건시스템(NHS)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일 파업이 진행 중인 영국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 대학병원 앞에서 국가보건시스템(NHS)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에서 간호사와 구급대원에 이어 수련의 수만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다음달에 72시간 파업을 하겠다고 결의했다.

영국의사협회(BMA)가 20일 수련의 약 4만8000명 중 4분의 3 이상이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98%로 파업 결의가 통과됐음을 밝혔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협회는 정확한 파업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음달 중에 사흘간 파업이 진행될 것이라 예고했다. 로버트 로런슨 영국의사협회 수련의 공동의장은 “98%의 찬성률을 보인 투표가 보여주듯 영국의 수련의 대다수는 좌절해 있다. 분노와 절망으로 우리는 투표했다”고 했다.

또다른 의사 노조인 ‘병원의사조합’(HCSA)의 수련의들도 따로 투표를 해 파업을 결의했다. 약 1000명의 수련의들은 다음달 15일 파업한다. 영국에서 수련 과정 의사들이 파업을 결의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의사협회는 수련의들이 임상 훈련을 통해 자격을 갖춘 고숙련 노동자이며, 의료 현장에서 의사로 3년에서 8년간 경험을 축적한 이들이라 강조했다. 협회는 수련의들의 실질임금이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2008년 이후 26%가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4년에 한번 있는 2019년 임금 협상에서 연간 2%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나, 현재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이 계약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비비시>는 현재 영국에서 수련의 초임은 연간 2만9000파운드(약 4500만원)인데, 추가 수당을 더하면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파업 기간 수련의들은 일상 치료와 응급 치료 모두 손을 놓게 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응급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며, 일부 수술은 사전 계획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스티븐 바클리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실망스럽다”며 “의료 노조들과 만나 업무량과 노동환경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보건시스템(NHS)을 모두에게 더 좋게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15일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크게 줄자 영국에선 지난해 말부터 철도, 의료, 교육 등 공공부문 전반에 걸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수련의들이 파업을 결의한 이날엔 구급대원 10만명이 파업했고, 다음달 1일엔 간호사들이 48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수련의들마저 파업을 선언하며 영국의 국가보건시스템은 인력 부족과 가중된 업무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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