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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열차충돌은 사고 아닌 범죄”…그리스 반정부 시위 전국 확산

등록 2023-03-09 14:18수정 2023-03-09 14:31

철도·공무원·교사 등 공공부문 노동자 대규모 파업도
8일 그리스 의회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지난달 28일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 그리스 의회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지난달 28일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대규모 열차 충돌사고가 발생한 그리스에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해 참사가 발생했다며 대규모 파업이 이어가며 항의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8일 그리스 아테네 중심가에 시민 약 4만명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아테네 의회 앞에 모인 이들은 도심을 행진하며 “사고가 아니라 범죄”, “살인자들”이라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19살 시민 니코마시 바시는 통신에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 화가 난다. 대중교통이 엉망 상태”라고 말했다. 집회가 격렬해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던지며 진압을 시도했고 일부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시위는 수도 아테네뿐 아니라 북부 제2도시 테살로니키, 서부 항구 도시 파트라스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이날 전국에서 약 6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최소 57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대다수가 20대 대학생임이 드러나며 분노가 커졌다.

8일 그리스 의회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지난달 28일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 그리스 의회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지난달 28일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철도 노동자, 공무원, 교사, 의료진 등 주요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그리스 최대 공공부문 노조인 아데디(ADEDY)는 이날 24시간 파업을 선언했다. 철도 노동자들은 사고 직후인 1일부터 8일 연속 열차 운행을 멈추고 있다. 도시 운송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연대하면서 수도의 지하철·트램·버스 등 대중교통이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선원도 파업에 동참해 선박들도 운행을 중단했다. 공무원·의사·교사들도 일을 멈췄다. 한 교사 노조 회원은 거리에서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닙니다”라고 외쳤다.

시위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2019년 집권해 7월 임기를 마치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교통부 장관이 사퇴하고, 5일 미초타키스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후폭풍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것이다. 의원 내각제인 그리스에선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오랜 국가부채에 시달려온 그리스에선 정부가 철도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은 탓에 이런 참사가 벌어졌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철도 회사가 오랜 기간 시스템 정비나 인력 충원을 하지 않았으며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코스타스 지니두니아스 기관사 노조위원장은 안전 개선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수년 동안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이터>에 “우리 기관사들은 불만이 쌓여있다”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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