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 지하철역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쑤저우/신화 연합뉴스
“지난해 도시 실업률이 크게 증가했다. 고용 압박에 대응해 고용 안정과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3월5일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이다. 이후 총리 ‘바통’을 넘겨받은 리창 총리 역시 최근 국무원 회의에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청년 실업을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보면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 1월 17.3%에서 3월 19.6%로 증가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한국(7.1%)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9.9% 이래 역대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중국 청년 실업률 증가는 구조적인 영향이 크다. 우선 일자리 창출의 핵심 요소인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졌다. 2015년 이전 7% 이상 성장하던 중국 경제는 2016년 이후 6%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에는 연평균 4%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도 ‘5% 안팎’으로 잡고 있다. 과거에 비해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경제 성장세가 꺾이며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급증하면서 청년 실업 문제는 더 풀기 어려운 다차원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올가을 중국 대졸자는 1158만명으로 역대 최다로 예상된다. 1998년엔 18∼22살 중국 인구 10명 가운데 1명만 대학에 다녔지만, 2016년에는 4명이 대학생일 정도로 급증했다. 학력 수준이 높아지며 일자리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중국 산업 구조는 여전히 1·2차 산업 비중이 높다. 2021년 현재 중국 경제에서 1·2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한국 37.5%)였다. 청년들이 취업을 원하는 바이두나 알리바바, 텅쉰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과 국유 금융기업 등 고급 일자리는 제한적이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등 한국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치러진 중국 대학원 입학시험인 ‘카오옌’ 응시생은 전체 졸업생(1076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474만명이었다. 올해 초 치러진 ‘2023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에는 약 259만명이 응시했다. 채용 인원은 3만7천명으로, 경쟁률이 70 대 1에 달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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