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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댐 붕괴, 3억명 굶을 위기”…홍수가 1만㏊ 삼켰다

등록 2023-06-08 16:00수정 2023-06-09 12:16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경고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 하류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댐의 파괴로 물이 빠져나간 저수지 바닥에 죽은 물고기들이 드러나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 하류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댐의 파괴로 물이 빠져나간 저수지 바닥에 죽은 물고기들이 드러나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댐의 파괴로 인근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전 세계 기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기구들은 기아뿐 아니라 식중독, 식수난 등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7일 노바 카호우카댐 파괴 사태가 전 세계 기근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 기구 독일 담당 마르틴 프리크 국장은 “댐 붕괴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하는 전 세계 3억4500만명의 굶주린 사람들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홍수는 이제 싹이 돋아나는 식물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댐이 붕괴되면서 드니프로강 인근의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농경지에 물을 대는 관개 시스템이 파괴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노바 카호우카댐의 붕괴로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한 마을이 침수돼 구조대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
노바 카호우카댐의 붕괴로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한 마을이 침수돼 구조대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수천 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돼 최근에 심은 농작물이 파괴됐기 때문에 댐 파괴가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농림부는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드니프로강 인근의 농경지 약 1만 헥타르가 침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세계은행도 댐 파괴의 피해 규모를 신속히 평가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밤 댐이 붕괴된 지 이틀 뒤인 이날 우크라이나의 여러 유엔(UN) 기구 대표들은 피해 규모를 평가하고 인도주의적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헤르손에 모였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 5개 유엔 기구 대표와 몇몇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현지에서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더 많은 마을이 침수되고 있기에 재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 하류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댐의 파괴로 침수된 마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7일 한 주택 가스관에 매달려 홍수를 피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 하류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댐의 파괴로 침수된 마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7일 한 주택 가스관에 매달려 홍수를 피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식수난도 문제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댐으로 만들어진 저수지에 식수를 의존하고 있었는데 저수지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댐의 파괴로 물고기 집단 폐사뿐만 아니라 식중독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화학 물질과 병원균이 침수 지역 식수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재난의 규모를 볼 때 다가오는 여름철부터 수백만명에 대한 식수 및 농업용수 공급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전쟁으로 황폐화된 주민들은 댐의 파괴로 마지막 삶의 터전까지 잃은 모습이다. 주민들은 침수된 마을에서 보트를 타고 대피했지만,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과 지붕에 고립된 수백명의 사람들은 구조대를 기다렸다.

강가에는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동물들도 사체로 발견됐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드니프로강 하류 마을 올렌쉬키의 시장 예벤 리슈크는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점령 뒤 마을을 떠난 그는 주민들에게 들었다며 이렇게 밝히며 “올렌쉬키 마을의 90%가 침수돼 전기·식수·식량이 없는 인도주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지하수도 오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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