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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프리고진 살려둔 푸틴…반란에 ‘러 우주군 사령관’ 가담 때문?

등록 2023-06-28 16:11수정 2023-06-29 18:10

바그너그룹 해체·흡수 수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 그룹 반란 사태 수습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심 수습에 나서고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고 군에 흡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7일 반란에 대처한 군인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이 과정에서 숨진 군인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해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반란 사태가 끝난 것이 러시아 정부 양보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위력 때문임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진압 과정에서 숨진 군인들이 “불안정으로 가는 길을 막았다”며 “반란에 참여한 사람들은 군과 인민들이 그들에 동조하지 않을 것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모스크바로 북상하던 바그너 대원들은 보로네시 인근에서 정부군 헬기 등을 공격해 러시아 정부군 13명이 사망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국방부, 국가경비대, 연방보안국, 내무부 등 중요 부서 관리들이 참석했다. 푸틴은 이날 저녁에도 언론인들과 비공개로 만나 반란 사태와 관련된 의견을 들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고 타협하는 형식으로 반란 사태를 끝낸 것에 대한 해명도 나오고 있다.

중재자로 나섰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사살하려고 했으나 자신이 “어떤 전쟁보다도 나쁜 평화가 좋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고 국영 통신사 <벨타>가 전했다.

그는 반란 당일인 24일 푸틴과 통화에서 “사살할 수는 있겠지만, 수천명의 민간인은 물론 반란 진압에 나선 군인들도 숨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며 “성급한 일을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는 푸틴과의 통화 뒤 프리고진과도 통화해 “당신은 벌레처럼 박살 날 것이다”고 설득해 물러나게 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 그룹을 해체해 러시아 정규군에 흡수하는 방안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추모식 연설에서 바그너 그룹이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년간 바그너 그룹 인건비로 860억 루블(약 1조315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기간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케이터링 업체와 급식 계약을 맺어 800억 루블(약 1조2230억원)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날 발표된 바그너 그룹을 정규군으로 흡수하기 위한 조처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해 바그너 그룹에 제공한 무기를 반환받는 절차가 진행 중이며, 바그너 부대원들은 국방부와의 계약을 맺으라는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바그너 부대 해체 뒤 국가경비대를 강화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푸틴 대통령의 경호실장 출신인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경비대 대장은 자신의 부대에 중화기를 제공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푸틴은 기존 군 지도부 재신임을 통해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나, 군부 내 일부 장군이 프리고진의 반란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서방 언론 의혹 보도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주군 사령관이 프리고진의 반란을 사전에 알고 도왔을 수도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 전쟁 사령관을 지낸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이 비난하던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등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장군이다. 미 정보기관들은 일부 장군들이 프리고진을 도왔을 수도 있는 정황이 있는데, 수로비킨이 연관됐다면, 프리고진이 반란 실패 이후 처형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로비킨의 군부 내 영향력을 우려해 푸틴이 당분간은 프리고진을 처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푸틴은 수로비킨이 프리고진의 계획을 알았으나 돕지는 않았다면 그를 숙청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의 반란 당일에 이를 비난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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