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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사망 뒤 “바그너는 우리와 일할 것”…루카셴코의 야욕

등록 2023-08-27 11:52수정 2023-08-27 22:18

벨라루스 대통령 ‘군사적 활용’ 시사에 나토 동부전선 긴장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 비공식적으로 조성된 프리고진 사망 추모공간에 한 행인이 꽃을 바친 뒤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 비공식적으로 조성된 프리고진 사망 추모공간에 한 행인이 꽃을 바친 뒤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지만, 바그너 그룹 대원들을 자국으로 데려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여전히 이들을 군사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25일 자국 벨타통신에 “바그너 그룹은 살아왔고, 살아있으며, 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벨라루스에서 살 것”이라며 “프리고진과 함께 우리는 바그너가 여기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 체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 언론들이 보도한 바그너 그룹 캠프의 텐트 철거 사진들에 대해 “어떤 사람은 휴가 가고 어떤 사람은 교외에 살기로 했다. 텐트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알고 있다. 그룹의 핵심은 여기에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수일간 최대 1만명의 사람들이 여기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 군대를 필요로 하는 한,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벨라루스 군인들이 바그너 대원들, 특히 특수 부대대원들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 용병 4000~7000여명은 지난 6월 수장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실패한 뒤 벨라루스로 이동해 법인으로 등록된 뒤 훈련하고 있다. 지난 23일 프리고진이 탄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가 추락한 뒤 이틀 만인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정규군을 포함해 모든 군사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러시아 연방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의무화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바그너 그룹을 직접 관할권에 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옛 ‘PMC 바그너 센터’ 옆에 조성된 비공식 추모 장소에 러시아 주민들이 촛불을 켜고 꽃을 바치며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추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옛 ‘PMC 바그너 센터’ 옆에 조성된 비공식 추모 장소에 러시아 주민들이 촛불을 켜고 꽃을 바치며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추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벨라루스와 직접 국경을 맞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도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4일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리고진의 사망에 대해 “바그너 그룹의 감독권은 이제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넘겨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위협이 더 커질 것인가, 작아질 것인가. 내겐 (답을 알 수 없는) 수사적 질문”이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접경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드려는 도발, 협박 등 다양한 종류의 공격 도구로 바그너 그룹이 이전보다 더 많거나 적어도 이전과 같은 정도로 사용될 것”이라 내다봤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달라진 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프리고진의 죽음이 우리를 더 침착하게 하거나 어떻게든 안보상황을 개선시킨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바그너 그룹의 목표 중 하나는 나토 동부전선 일대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도발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25일 리투아니아 국방부 장관 아르비다스 아누사우스카스도 자국과 벨라루스의 국경 지역을 방문해 현지 언론에 “모든 프리고진은 새로운 프리고진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고진의 사망 나흘째인 26일 러시아 도시 곳곳에는 프리고진을 기리는 임시 추모공간이 마련돼 많은 주민들이 헌화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바그너용병그룹 본부 앞에 설치된 프리고진의 추모 공간에는 러시아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모스크바 중심가에도 시민들이 그의 사진과 현수막이 설치된 임시 추모공간에 방문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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