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북아프리카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아슈라프 하키미(25·파리 생제르맹)가 엑스(옛 트위터)에 헌혈하는 사진을 올리며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하키미 엑스 갈무리
“헌혈은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10일(현지시각) 북아프리카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아슈라프 하키미(25·파리 생제르맹)가 엑스(옛 트위터)에 헌혈하는 사진을 올리며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헌혈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와 프랑스 리그 파리 생제르맹에서 함께 뛰는 하키미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를 4강으로 이끈 축구 스타다.
9일(현지시각)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구시가지에서 한 여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집 앞에 서서 울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앞서 지난 8일 밤늦게 모로코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이날 기준 2000명이 넘게 사망했다. 부상자 2000여명 가운데 1400여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20년 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마라케시 지역 헌혈 센터가 지진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긴급 호소했다고 모로코 월드 뉴스는 9일 보도했다. 센터는 “모든 시민, 특히 마라케시 시민들은 부상자들을 돕기 위한 헌혈에 동참해달라”며 “많은 부상자에게 상당한 양의 혈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각) 북아프리카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이 인스타그램에 헌혈하는 사진을 올리며 헌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레그라귀 감독 인스타그램 갈무리
하키미 뿐만 아니라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전원이 헌혈에 동참했다. 애초 대표팀은 9일 라이베리아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지진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아기디르 경기장은 진원지에서 약 260㎞ 떨어져 있어 여진이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지만 모로코 국민들과 대표팀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한 조처였다.
이날 경기가 취소되자 대표팀은 자국민들을 위해 헌혈에 나섰다. 모로코축구협회는 이튿날인 10일 유튜브에 선수들의 헌혈 영상을 공개하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슈라프 하키미, 압데 에잘줄리, 로망 사이스, 나예프 아게르드, 야신 부누 등 선수들이 기꺼이 팔을 걷어 붙었고,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도 헌혈에 동참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