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에 위치한 알시파 병원에 폭격을 입고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19일 치료를 받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이 폭격 당해 수백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지 이틀만에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피소로 쓰이던 교회가 폭격을 입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어 “가자시티 중심부에 위치한 그리스 정교회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격 당해 대규모 손실을 입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시작된 뒤 피란한 주민들의 쉼터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지난 17일 폭격당한 알아흘리 병원에서 멀지 않으며, 12세기에 지어져 가자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였다.
알자지라 방송도 이날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WAFA)를 인용해 이번 교회 폭격으로 아동과 여성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했으며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정교회 총대주교청은 성명을 내어 “집을 잃은 무고한 시민들의 대피소로 활용된 교회를 표적 삼은 공격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관계자는 로이터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은 계속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날 가자지구 중부 도시 알자흐라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주택과 빌딩 10채 이상이 공습으로 무너졌으며, 이곳에 살던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피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한 곳이 없는 가자지구 내 주민들의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전기는 끊기고 식량·물·의약품 등은 바닥난 지 오래다. 이집트는 라파흐 검문소를 곧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도로 정비 등으로 애초 예고됐던 20일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집트에서 대기 중인 구호물품이 늦어도 21일까지는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 샤루즈 샬리카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9일 저녁 “첫 구호물품이 내일, 늦어도 모레에는 가자지구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파흐 검문소 이집트쪽 입구 앞에는 인도주의 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있는 난민캠프에서 15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식수를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19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유엔이 제공하는 난민캠프에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피란해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루를 나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배하는 서안지구에도 이스라엘군과 충돌이 증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레바논 국경에서 ’제2전선’이 형성된 것에 이어, 서안지구에서 ‘제3전선’이 형성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시작된 뒤 서안지구에서 7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망했고 800명 이상이 체포됐다. 19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관료들이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