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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대만 대선 후보들 지지율 격차 10%p 이내로…단일화 급부상

등록 2023-10-24 15:46수정 2023-10-25 02:32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커원저 민중당 후보가 24일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커원저 민중당 후보가 24일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의 1~3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민의기금회는 총통 후보 3명에 대해 지난 15~17일 20살 이상 성인 108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줄곧 1위를 달려온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의 지지율이 29.7%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라이 후보는 지난 2월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7.7%를 찍은 이후, 3월부터 3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왔고, 8월에는 43.4%까지 올랐다. 지난 8월 라이 후보는 대만 부총통 자격으로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을 경유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지지율이 33.4%로 전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고, 이번 달 조사에서는 29.7%로 8달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실정 때문으로 보인다. 대만은 올해 내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달걀 수급에 곤란을 겪었고, 지난달에는 수입 달걀에 유통기한이 잘못 표기된 사실이 적발되면서 농업부장(장관)이 사퇴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공개된 민의기금회 조사를 보면 민진당 지지율은 30.3%로, 전달 36.8%에 견줘 크게 하락했다.

3명의 후보 중 2위는 제2 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로 지지율 25.6%를 기록했다. 커 후보의 지지율은 전달 27.4%에서 1.8%포인트 하락했다. 커 후보는 지난 6월 지지율 29.1%로 최고치를 찍은 뒤, 조금씩 지지율이 낮아져왔다.

3위는 제1 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다. 이번 조사에서 21.1%로, 전달 17.2%에서 4%포인트 가까이 지지율이 상승했다. 허우 후보는 지난 8월 조사 때 지지율이 13.6%까지 떨어졌으나, 이번 달에 20%대를 돌파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허우 후보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것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친중 성향 국민당 후보인 허우 후보는 지난달 14일부터 8일 동안 미국을 방문하는 등 친중 성향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 기간 중에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토론회에 참석해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가 대만의 주류 여론이고 양안 대화를 원하지만 대만이 대칭적인 전투 능력을 갖추고 군 전력을 강화해야 중국의 무력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당 경선에서 패한 뒤 지난 8월 탈당해 독자 출마를 시도하고 있는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지지율 10.5%보다 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궈 후보를 포함해 조사된 4인 여론조사에서는 라이 후보 26.5%, 커 후보 21.7%, 허우 후보 20.2%, 궈 후보 12.4%로 후보 간 격차가 더 좁혀졌다. 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나 야당 후보들 3인의 후보 단일화가 뜨거운 논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궈 후보가 창업한 폭스콘이 중국 당국에 의해 세무조사와 토지 사용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이 친중 세력의 분열을 초래한 궈 후보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친중 세력인 국민당 허우 후보의 당선을 가장 바라며, 허우 후보와 중립 노선의 민중당 커 후보 간 단일화 후보의 당선을 차선책으로 여기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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