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제2야당인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이 전시 내각을 결성하는 데 합의하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리쿠드당)가 “휴전은 없다”며 하마스 박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리더십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알자지라는 31일 극도로 대립하던 이스라엘 여야가 지난 12일 ‘전시 내각’을 구성했지만, 그 안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을 따르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8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 (정보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정보기관을 책망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군 최고 통수권자인 총리가 1400명의 국민이 숨진 사태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인 것이다.
전시 내각의 핵심 인사인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국가통합당)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며 “정보 책임자에 대한 불만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쟁 중일 때 지도자는 책임감을 갖고 군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른 발언은 군의 회복력에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전시 내각을 이끄는 두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도 “(총리가) 안보와 인질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정치에만 관심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 내용을 삭제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전시 내각 내에 균열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요시 메켈버그 중동·북아프리카 부연구위원은 “이번 전쟁은 매우 어려운 군사작전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총리가 필요하다”며 “네타냐후를 신뢰하는 사람이 정부 내에 단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끝나면, 네타냐후 정부의 안보 실패와 총리 교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알론 리엔 외교부 전 국장은 “지금의 논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내각을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은 응답자의 20%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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