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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방위군(IDF)이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내부를 공격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 해체가 목표인 이스라엘군의 ‘두번째 작전 단계’를 끝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그동안의 공격 과정에서 나온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도 크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군이 군사 정보와 작전상 필요에 따라 알시파 병원의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2시께 대규모 병력을 전격적으로 병원 안에 투입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수백명의 군인이 들이닥쳤고, 병원 내부까지 탱크가 진입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알시파 병원에서 무기와 하마스 자산을 발견했으며 이는 하마스가 병원에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 끌고 간 인질 이 병원에 있다는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교전이 벌어졌고 병원 밖에서 하마스 대원 최소 5명이 숨졌으며 이스라엘군 부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에 있는 미숙아들을 위해 인큐베이터 등을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알시파 병원 지하가 하마스 군사 지휘부 최대 거점이라고 주장해왔던 만큼, 이번 작전으로 이스라엘군 지상전이 ‘결정적 시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의 알시파 병원 내부 공격 전날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몇주 안에 (전쟁의) ‘이번 단계’가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의 칼리드 아부 삼라 박사는 “창문과 발코니에서 떨어져 있으라는 경고를 받았다”며 “장갑차 소리가 들리더니 (병원) 단지 입구까지 다가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군 진입 당시에도 이 병원에는 수백명에 이르는 의료진과 환자, 피란민 수천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중 한 사람은 이스라엘 탱크들이 병원 단지 내부까지 들어와 병원 건물을 향해 포신을 겨누는 상황에서도 병원 내부에서 의료진들이 촛불을 켠 채 제한적인 치료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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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이번 공격에 대해 ‘정밀하고 표적화된 군사 작전’이라는 표현을 쓴 배경에는 국제적 비판 여론이 있다. 지난 10일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이 병원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병원 폭격과 직접 타격 주장은 부인하면서도 병원 주변에서 전투는 계속해왔다. 이후 전투가 격화되는 과정에서 알시파 병원은 연료가 바닥나 발전기도 돌릴 수 없게 됐고, 병원 운영은 중단됐다. 인큐베이터가 멈췄고, 미숙아를 포함해 신생아 7명 이상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적 비판 여론에 병원 직접 타격 시기를 저울질했다. 이후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의 또 다른 병원인 란티시 병원에서 무기와 땅굴 입구를 발견했다며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강화했다. 미국은 이튿날인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등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하마스가 알시파 등 가자지구의 일부 병원들을 “무기를 숨기고, 작전을 지원하고, 인질을 붙잡아두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병원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하마스의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군사조직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땅굴 전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13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하마스의 의사당과 행정청사, 치안본부 등 지상부 장악이 끝나자, 하마스 지하 군사본부가 있다고 주장한 알시파 병원을 곧바로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15일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의 알시파 병원 내부 공격을 “인도주의 범죄”라고 비난했다. 또한,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그린 라이트’(통행 가능 신호)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게 국제법상 보호를 받는 (병원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홍석재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