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중지 시작을 하루 앞둔 23일 (현지시각) 가자지구 접경지역인 이스라엘 남부의 한 군사기지에서 한 이스라엘 군인이 자주포에 이스라엘 국기를 꽂고 있다. UPI 연합뉴스
개전 이후 처음 전투가 중지되는 시점을 하루 앞둔 23일에도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군사행동이 “앞으로 최소 2개월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날 해군 특수부대를 방문해 “하마스와 짧은 전투 중지 이후에도 군의 작전은 강력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전투는 최소 두 달 이상 더 지속될 것”이라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심리적 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하마스는 이번 협상과 전투 중지 기간을 이용해 공포를 확산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인질 송환 과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 군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를 장악하는 것은 긴 전쟁의 첫 단계이며 우리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대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뿐 아니라 서안지구까지 공습 범위를 넓혔다.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 중인 학교를 공습해 최소 2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북부의 ‘인도네시아 병원’이 현재 집중 포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안지구 제닌에서도 이날 이스라엘군의 급습으로 3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언론 와파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의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의 해군 사령관 아마르 아부 잘랄라 등을 처단했다고 밝혔다. 또 15일 하마스의 본부가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공격한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 알시파 병원에서 모하메드 아부 살미야 병원장 등 여러 의료진을 체포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어 “살미야 원장의 관리 아래에 있는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의 지휘 통제 본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뒤 이날까지 숨진 팔레스타인 사람은 1만485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어린이는 6150명, 여성은 4천여명이다. 다친 이들의 수는 3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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