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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리 푸바오 보는 것 같아…12년 정든 판다 보내는 영국

등록 2023-11-30 17:37수정 2023-12-01 00:56

영국 남은 마지막 판다 티엔티엔·양광
다음주 중국으로 돌아가…동물원 북적
푸바오도 내년 7월 전 중국행
지난 2013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에서 우유를 먹던 자이언트 판다 한 마리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013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에서 우유를 먹던 자이언트 판다 한 마리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7살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판다를 보여주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 미쳤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야만 했어요. 어쩌면 아들 인생에 마지막으로 판다를 볼 기회일 테니까요.”

29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동물원을 찾은 로렌 달링(35)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지난 12년 동안 에든버러 동물원에서 영국인 관람객들을 반겨준 자이언트 판다 ‘티엔티엔’과 ‘양광’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관람객과 만나는 마지막 날이었다. 달링뿐 아니라 수많은 관람객이 이날 에든버러 동물원을 찾아 티엔티엔과 양광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티엔티엔과 양광은 30일부터 중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데이비드 필드 스코틀랜드왕립동물학회(RZSS) 회장은 “판다들을 다음주 중으로 중국에 반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반환 날짜는 보안과 안전 상의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이 29일(현지시각)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이 자이언트 판다 티엔티엔과 양광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알리자 영국 국민들이 댓글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이 29일(현지시각)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이 자이언트 판다 티엔티엔과 양광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알리자 영국 국민들이 댓글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중국에서 태어난 티엔티엔과 양광은 지난 2011년 영국으로 보내졌다. 1994년 런던동물원에 있던 판다 ‘밍밍’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17년 만에 영국에 안겨진 판다였다. 영국 국민들은 이 귀여운 생명체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당시 판다 이송 차량이 지나는 길을 따라 환영 인파가 늘어섰을 정도였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스코틀랜드왕립동물학회는 당초 두 판다를 10년 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해마다 75만 파운드(약 12억3천만원)를 중국에 임대료로 지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동물원 관람이 2년 동안 어려웠던 사정을 고려해 임대 계약을 2년 연장했고, 올해 12월에서야 두 마리를 반환하게 됐다.

지난 2011년 12월16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을 찾은 한 어린이 관람객이 자이언트 판다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1년 12월16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동물원을 찾은 한 어린이 관람객이 자이언트 판다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두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되면 영국에는 자이언트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된다. 에든버러동물원 쪽은 “새로운 판다를 들일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중국 남부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종인 자이언트 판다를 여러 나라에 장기 임대해왔다. 보전 활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판다를 일종의 외교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다. 1972년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정부가 판다 암수 한 쌍을 미국에 선물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판다 외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임대해줬던 판다들을 다시 중국으로 불러오기 바쁠 뿐 새로운 임대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진영과 중국 간 관계가 급랭하면서 중국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판다 임대를 중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에 앞서 미국도 최근 정든 판다 세 마리와 작별했다. 미국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디시(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던 판다 세 마리를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2000년 미국에 보내져 23년을 지낸 메이샹과 티엔티엔, 그리고 둘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새끼 샤오치지까지 세 가족이 모두 중국으로 떠난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동물원에 남아있는 판다 네 마리마저 계약 만료로 내년 말에 중국으로 돌려보내지면 미국에는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된다.

지난 2010년 미국 아틀란타 동물원에 있던 자이언트 판다 ‘메이란’과 ‘타이산’을 중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동원된 전용기. AP연합뉴스
지난 2010년 미국 아틀란타 동물원에 있던 자이언트 판다 ‘메이란’과 ‘타이산’을 중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동원된 전용기. AP연합뉴스

판다를 반환할 때는 판다 이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우리와 전용기가 동원된다. 판다는 비행 중에도 대나무와 사과, 당근, 비스킷 등 간식을 제공받는다. 사육사와 수의사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중국에 도착한 뒤에는 여러 보호소 가운데 한 곳에서 한달 동안 격리 생활을 생활하게 된다. 영국을 떠난 티엔티엔과 양광은 쓰촨성의 비펑샤 보호소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8월 2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낸 꼬마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평상 위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2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낸 꼬마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평상 위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도 내년 7월 이전에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만 4살이 되기 때문에 번식을 위해 계약에 따라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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