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하마스와 전쟁을 치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배포.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지기 이틀 전 가자지구 주변에서 대규모 병력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결정이 적절했는지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어져온 이스라엘군의 ‘방어 실패’ 논란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4일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지기 이틀 전인 지난 10월5일 가자지구에서 100명 이상의 전투 병력을 서안지구로 이동시켰다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병력이 실제 이동했다”고 인정하며 이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병력을 어디에 배치할지에 대한 참모부의 상황 평가에 따라 매주 주말 순환이동 결정이 내려진다”며 “이 문제는 작전 재검토에서 논의될 것이며 이에 대한 답변이 대중에게 충분히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공영 방송 채널11은 전날인 3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기 이틀 전에 100명 넘는 이스라엘군 증원 전투병력이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서 서안 지구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군이 제대로 정보를 입수해 대응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비판에 따라 두달 여간 계속된 이스라엘 언론의 취재 결과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하마스의 공격을 예측해 대응하는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인정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날은 3일 병력 이동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하고 이 결정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하가리 대변인은 조사 시기에 대해서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에게 답변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총리실은 조사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지켜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민 1200명이 사망하고 240여명이 인질로 붙잡혀가자,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선언하고 가자지구에 대해 무차별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가자지구에서 약 200곳의 하마스 목표물을 공습했으며, 작전 지역을 남부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수십명이 다치거나 숨졌다고 전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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