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서 20일 다시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해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각으로 이날 아침 6시3분, 포르토프랭스의 북서쪽으로 59㎞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진앙의 깊이는 9.9㎞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규모 7.0의 지진발생 이후 있었던 40여차례의 여진 가운데 최대규모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선 심하게 느껴지는 흔들림이 수초간 계속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흔들림이 멈추고 30초 정도 도시 곳곳에서 일련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다른 건물들이 무너지는 소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주 지진 이후 포르토프랭스에선 상당수의 사람들이 텐트 등 임시거주지나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번 추가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낮 포르토프랭스의 사람들은 안정을 되찾은 표정이지만,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남미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멕시코와 과테말라 국경에선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니카라과 지진학자들이 전했다. 전날 새벽엔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각각 규모 4.6과 5.1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모두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잇따른 지진이 구조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각국의 지원과 재건활동은 강화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0일 “포르토프랭스의 항구가 1주 내지 2주 안에 다시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블랙호크 헬리콥터에 나눠탄 미군 100여명은 19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궁에 주둔을 시작했다. 미군 약 1만2000명이 아이티에 배치됐으며, 해군 2000여명이 추가로 작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
과거 아이티를 지배했던 미국의 군인들이 대통령궁에까지 주둔한 것을 일부는 “점령”이라고 비난했으나, 무기력한 아이티 주민들은 정부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치안과 구호활동을 위해 대부분 환영하고 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엔도 19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열고, 군인 2000명과 경찰 1500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로써 유엔 안정화지원단은 모두 1만2000여명으로 증강됐다. 아이티 당국은 이날 현재 7만5000여명이 매장됐으며, 사망자는 10만~2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1700명의 국제구호대는 20일까지 모두 121명을 구조했다. 김영희 김순배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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