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의 국민총행복 정책을 이끌고 있는 카르마 치팀 장관. 그는 “국가발전의 목표는 행복 증진의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판/르포] 부탄 행복정책의 현장
33가지 세부항목 설정
‘2분 명상’등 실천 유도
33가지 세부항목 설정
‘2분 명상’등 실천 유도
부탄은 2008년에 집대성된 국민총행복 정책을 통해 “행복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국가 발전의 목표”라고 천명했다.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경제적 발전, 문화 보존 및 진흥, 환경보호,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국민총행복을 증진하는 4대 축으로 삼았다.
심리적 웰빙, 건강, 시간 사용, 교육, 문화적 다양성, 굿 거버넌스, 공동체 활력, 생태 다양성, 생활 수준의 9개 영역 33개 세부항목을 설정해 이를 측정하는 국민총행복(GNH) 지수를 개발했다. 지엔에이치 지수는 이미 실제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모든 학교에서 2분씩의 명상시간을 운용해 전인교육의 효과를 높이도록 했다.
2010년의 조사에서 부탄 국민의 지엔에이치 지수는 0.743을 기록했다. 대체로 행복하거나 매우 행복하다고 평가되는 점수를 받은 사람은 전체의 40.8%에 그쳤다. 다만 점수가 낮은 사람들의 박탈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엔에이치를 잣대로 모든 정책을 심사한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새로운 정책이 제안되면, 지엔에이치에 영향을 끼치는 형평성, 부패, 양성평등, 수질과 대기오염, 스트레스 등 26개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게 된다. 지엔에이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의 점수를 받지 못하는 한, 정책은 채택될 수가 없다. 지금까지 국가 인적자원 개발, 고등교육, 보건과 같이 지엔에이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정책은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산림, 국토, 광물자원 개발, 관개사업, 영세중소기업, 청소년 등의 정책은 심사를 쉽게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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