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현지시각) 브라질 동북부 도시 헤시피의 한 소아안과 전문병원에서 엄마가 소두증 기형으로 태어난 딸을 안고 시력 검진을 받고 있다. 소두증은 시각장애를 비롯한 뇌손상 합병증을 일으킨다. 헤시피/AP 연합뉴스
WHO, 내달 1일 긴급회의 소집
23개국 발생…“미주 대륙서만
내년까지 400만명 감염 우려”
한국, 제4군 법정감염병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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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이 28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에서 발견된 이래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다”며 “현재 세계 23개 나라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내년까지 미주 대륙에서만 감염자가 4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챈 사무총장은 “경보의 수준이 극히 높다”며 “다음주 월요일인 2월1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긴급위원회에선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권고할 예정이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질병이 다른 나라의 공중보건을 위협할 만큼 국제적으로 확산 중이며, 그 심각성과 예외성,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공동 대응이 필요한 비상 상황”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전례는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상반기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그해 하반기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당시 등 세 차례뿐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로 전파되며, 산모가 감염될 경우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소두증은 신생아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은 뇌와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선천성 기형으로, 발달장애, 지적 장애, 시각 및 청력 상실 등 심각한 뇌손상 합병증을 일으킨다. 브라질에선 29일까지 최근 넉 달 사이 4천건의 소두증 의심 사례가 나왔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9일 “신속하고 체계적인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지카 바이러스를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제4군 감염병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을 뜻한다.
조일준 이창곤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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