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 막고 있는 모습이 담긴 인공위성 사진. 왼쪽 상단에 사선(\) 방향으로 운하를 가로막고 있는 에버기븐호가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해 통행을 막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를 옮기는 데 며칠 혹은 몇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는 하루 10조원에 이르는 물동량이 멈춰서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5일(현지시각) 에버 기븐호 이동 작업에 투입된 세계 최대 중량물 운반선 업체인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의 페테르 베르도브스키 최고경영자(CEO)가 에버 기븐호를 옮기는 문제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지만,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자회사인 구난 업체 ‘스미트 샐비지’ 팀이 25일 이 작업을 돕기 위해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그들은 이 선박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옮길 수 있을지 다수의 요인을 평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 기븐호는 23일 뱃머리 부분이 수에즈 운하의 모래 제방에 박힌 채 좌초해 있다. 수에즈운하관리청(CSA)은 좌초한 선박의 뱃머리 부분을 중장비를 동원해 굴착하고 예인선 8척을 동원해 배의 방향을 운하와 평행이 되도록 돌리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에버 기븐호에 실린 컨테이너 2만여 개와 배의 평형을 잡기 위해 주입된 평형수 등도 빼내야 할 수도 있다. 베르도브스키 최고경영자는 “엄청난 하중이 모래를 누르고 있다. 아마도 배에 실린 컨테이너나 기름, 물(평형수)을 빼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 기븐호는 길이 400m, 폭 59m, 총 톤수 22만4천t에 이른다.
이번 사고로 시간당 4500억원, 하루 10조원에 이르는 물류 운송이 지체되고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미 <시엔비시>(CBNC) 방송은 이날 해운정보 업체 로이드 리스트를 인용해, 이번 사고로 시간당 약 4억 달러(약 4500억원) 어치의 물류 운송이 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류업체 ‘OL 유에스에이’의 앨런 배어 대표는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로 들어오는 물류의 약 3분의 1은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 오고, 3분의 2는 파나마 운하를 통해 들어온다며 인도와 중동에서 들어오는 물동량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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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에버 기븐호의 뱃머리 부분의 모래를 25일 포크레인이 퍼내고 있다.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