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우라늄 농축 장비 시험 착수
미·IAEA ‘국제 핵연료은행’ 대안으로 거론
미·IAEA ‘국제 핵연료은행’ 대안으로 거론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에 정신을 파는 사이 이란이 핵개발에 또 한발 다가섰다. 이에 이란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들 국가들에 대한 핵연료 공급을 보장하는 은행 설립안 논의가 진전돼, 주목되고 있다.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스템 작동= 이란은 최근 새로운 우라늄 농축 장비를 시험하기 시작했다고 국제 핵사찰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3일 밝혔다.
이 기구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23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조사에 근거할 때 2차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가 장착돼 가동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라늄이 아직 새로운 시스템에 투입되지는 않았으나, 빠르면 다음주면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는 우라늄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핵발전 연료로 만드는 장치이다 .
이란은 지난 2월 농축 우라늄의 첫 생산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164개 원심분리기의 단일 캐스케이드를 간헐적으로만 작동시켜 왔다. 이 때문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 개발에서 중대한 기술적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추측됐다.
엘바라데이 총장이 밝힌 것처럼 이란이 새로운 캐스케이드를 개발해, 모두 2개의 캐스케이드 시스템을 가동한다면 더 많은 양의 우라늄 농축이 가능하게 된다. 또 우라늄 농축의 순도를 더 높혀 핵무기용 농축 우라늄 개발에도 다가서게 된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기술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북한의 핵기술보다는 훨씬 앞선 기술인 데다, 핵무기 개발에 이용할 경우 봉쇄와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가안보국 국장은 이란의 핵기술 기반은 북한보다 훨씬 앞서있으나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4~10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국제적인 핵연료 공급 보장안 논의=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난 뒤 워싱턴 조지타운대학 연설에서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해야만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 회담에서 엘바라데이 총장과 라이스 장관은 국제핵연료은행 설립을 논의했다고 숀 매코맥 백악관 대변인은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국제 핵연료 공급 보장과 관련해 우리는 아주 유사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 제안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해,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에서 토의된 핵연료은행은 이란 등의 국가들이 원자로 연료와 핵무기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자체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는 이란·북한 등 핵개발국가들과의 협상이 원만히 끝날 경우 이들 국가에게 핵연료 공급을 보장하는 국제적 틀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매코맥 대변인은 이란에 대한 첫 단계 제재안의 요소들에 대해 “완전한 합의는 아니지만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제재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에 대해 지난 8월31일까지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지하라는 시한을 설정했으나, 이란은 이를 무시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 6일 어렵게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해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제재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 핵실험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은 이란에 대한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기초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그러나 매코맥 대변인은 이란에 대한 첫 단계 제재안의 요소들에 대해 “완전한 합의는 아니지만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제재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에 대해 지난 8월31일까지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지하라는 시한을 설정했으나, 이란은 이를 무시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 6일 어렵게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해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제재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 핵실험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은 이란에 대한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기초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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