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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정상들 ‘협상 난관’ 돌파 마지막 담판

등록 2009-12-17 20:34수정 2009-12-18 02:02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16일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장에서 ‘정의로운 협약체결’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펜하겐/AP 연합뉴스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16일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장에서 ‘정의로운 협약체결’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펜하겐/AP 연합뉴스
코펜하겐 정상회의 먹구름
‘반쪽 초안’ 그치자 중 ‘정치 선언’ 제안
“온실가스 억제협정 내년으로 미뤄질듯”
꽉 막힌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의 돌파구를 각국 정상들이 뚫어낼까?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16일부터 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코펜하겐 회의장에 잇따라 도착하고 있다. 특히 회의 마지막날인 18일엔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다. 정상들의 빽빽한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 일정이 2년 전 발리 총회 때처럼 연장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아무 선언도 없이 코펜하겐 회의를 ‘역사적 실패’로 끝낸다는 것도 100개국이 넘는 정상들에겐 큰 정치적 부담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 앞서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개도국에 대한 장기적 지원자금 연 1000억달러 출연에 미국이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감시·감독의 투명성 보장 없이 지구적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명성 보장 문제는 중국이 주권 침해를 내세워 반대해 왔다. 클린턴 장관은 중국의 참여 없는 새로운 기후협약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선진국들이 협상에 보다 진진함을 보여야 한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떠넘겼다.

<b>“강대국이 책임져야”</b> 참새가 거대한 코끼리 똥을 치우는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이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걸려있다. 가로·세로 각 10m 크기의 이 걸개그림은 환경재단의 의뢰를 받아 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지난 15일 제작한 것이다. 선진국들이 그동안 엄청난 규모의 환경오염을 저질러 왔으니, 이제 선진국들이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제석씨 제공/연합뉴스
“강대국이 책임져야” 참새가 거대한 코끼리 똥을 치우는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이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걸려있다. 가로·세로 각 10m 크기의 이 걸개그림은 환경재단의 의뢰를 받아 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지난 15일 제작한 것이다. 선진국들이 그동안 엄청난 규모의 환경오염을 저질러 왔으니, 이제 선진국들이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제석씨 제공/연합뉴스

주요 현안들에 대한 초안 협상이 거의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17일 각국 환경장관들은 정상회의에 제시할 부분적 합의안일라도 만들기 위한 협상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보 데 보어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클린턴 장관의 제안 이후 “협상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브라운 영국 총리는 “남은 48시간 동안 협력해 다음 세대들을 위한 합의를 도달하자”며 협상의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오랜 이해갈등의 접합점을 찾아내기는 힘들게 되면서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해 협상 교착의 책임을 비난하는 정상들과 환경장관이 줄을 잇고 있다. 케빈 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도 “‘내용’보다 ‘형식’, ‘행동’보다 ‘활동하지 않음’이 승리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이 약속한 1990년 대비 4%의 감축 약속은 “결코 야심찬 것이 못된다”고 비난했다.


이번 회의 결과와 관련해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관리는 “중국이 일종의 짧은 정치적 선언을 제안했다”며 “그러나 실행 합의를 이끌어낼 돌파구 마련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또다른 관리는 “2개의 협상 초안을 내년 협상용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경찰이 16일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회의장인 벨라센터를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며 막고 있다. 곤봉에 맞아 얼굴에 피가 흐르는 시위자(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코펜하겐/AP 연합뉴스
덴마크 경찰이 16일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회의장인 벨라센터를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며 막고 있다. 곤봉에 맞아 얼굴에 피가 흐르는 시위자(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코펜하겐/AP 연합뉴스

이제까지 마련된 협상 초안은 각국의 감축 목표치, 개도국 지원금의 분담 여부 등 주요 사항을 여전히 빈칸으로 남겨놓은 반쪽짜리 초안에 불과하다. 막판 ‘기술적’인 양보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2년의 시간이 주어졌고, 지난 10여일간 코펜하겐에서 열띤 협상에도 합의하지 못한 새로운 기후협약을 정상들이 거의 하루 만에 합의서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는 정치적 선언으로 체면치레만을 하고 국제적 구속력을 갖는 전반적인 협정은 내년으로 넘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에 ‘15.5차 회의’를 열거나 내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릴 16차 당사국총회를 시한으로 못박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정리되지 못한 이 모든 문제들은 장관급 손을 떠나 정상들의 마지막 담판으로 넘겨지게 됐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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