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사린가스 사용 증거 명백
시리아정권이 책임질 유일한 주체”
러시아 “왜 반군 사상자 없나” 반문
시리아정권이 책임질 유일한 주체”
러시아 “왜 반군 사상자 없나” 반문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유엔 보고서가 나오자,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16일 발표된 유엔 보고서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확인하자, 미국과 영국 등은 이 보고서에 담긴 세부 내용들은 시리아 정권만이 지난 8월21일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보고서에서 화학무기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지적된 122mm 로켓은 시리아 정부군이 사용하던 종류이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전 정권이 사용했던 것보다도 강력한 사린가스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공격 규모, 샘플 실험 결과의 일관성, 목격자들의 증언, 사용된 포탄과 탄도 등 보고서에 있는 기술적 세부사항을 보건데, 시리아 정권이 책임을 져야할 유일한 주체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사용된 독가스의 양, 그 혼합물의 복잡함, 포탄의 탄도 등을 유심히 보면, 공격의 근원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아사드 정권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외무장관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쪽이 반군이라는 주장도 간단하게 배제되서는 안된다”며 만약 정부군 소행이라면 왜 반군쪽 전투원들이 사상자에 없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반 총장은 “조사단은 신경가스인 사린을 담은 지대지 로켓이 다마스쿠스의 구타지역 내의 에인타르마, 모아다미야, 잘말카에서 사용됐다는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의 배후를 아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단죄하기 위해 어떤 조처가 취해져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다른 쪽의 일이다”라고만 답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시리아 화학무기를 내년 중반까지 제거하자는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에 관한 결의안 채택을 조정중이다. 이와 관련해,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이 17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결의안 채택을 위한 협상을 벌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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