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적자가 10월 기준으로 43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항 모습. AP 연합뉴스
일본의 무역적자가 4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 하락과 원유 등 에너지 관련 수입 가격이 급등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수출 회복이 둔화된 것도 영향을 줬다.
일본 재무성이 17일 발표한 무역통계를 보면, 10월 수출은 9조15억엔, 수입은 11조1638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25.3%, 53.5% 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조1623억엔(약 20조6천억원) 적자로 10월 기준으로는 1979년 이후 최대 액수다. 1년 전보다 무역적자가 23.8배나 늘었다.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계속된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회복분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관련 수입액이 급등했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수입액이 1년 사이 각각 97.1%, 150.9%, 154% 뛰었다. 일본은 에너지의 90%, 식량의 경우 60%를 수입에 의존한다.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 흐름도 수입액 상승을 부추겼다. 예컨대 원유 수입가격은 ㎘당 9만6684엔으로 1년 전보다 79.4%가 올랐다. 반면 달러로 환산한 가격 상승률은 37.7%에 머물렀다. 수입 거래를 할 때 결제에 이용되는 통화는 올해 상반기 기준 달러가 71.2%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도 발목을 잡았다.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7.7% 증가한 반면, 수입은 39.3%나 늘었다. 수출 금액이 늘긴 했지만 화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수량지수를 보면, 대중국 수출의 경우 16%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비 부진과 주택 (시장) 불황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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