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사관을 토대로 역사를 써 동아시아 국가에서 비판을 받는 일본 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서 쓴 중학 역사 교과서의 검정이 통과됐다. 지난해 검정에서 탈락했지만 이번에 다시 신청해 통과됐다.
문부과학성은 새역모 회원들이 집필해 지유샤(자유사)가 발간한 <새로운 역사 교과서>의 검정이 통과됐다고 30일 밝혔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이 출판사의 중학 역사 교과서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식민지배의 폐해 등은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설명하면서 “에도막부가 17세기 중반 다케시마(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립했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서술했다. 지난해 검정에서 탈락했을 때부터 문제가 됐던 일명 ‘군함도’(하시마) 관련 내용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조선인 강제노동으로 악명이 높은 하시마에 대해 “오랫동안 생활한 안내인에 따르면 생활 수준이 본토보다 높고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 가족들은 서로 도우면서 따뜻한 유대로 맺어졌다”고 적었다.
일본 입장에서 불편한 내용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1923년 9월 간토 대지진을 다루는 단락에선 ‘조선인 학살’은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내용이 빠졌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중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은폐”라고 비판했다.
새역모가 만든 역사 교과서는 지난해 314쪽 분량에 검정 의견이 405건이나 돼 불합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검정 의견이 1쪽에 1.2개를 넘을 경우 출판사의 수정·보완 작업 없이 불합격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지유샤 중학 역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지난해 기준 0.1%로 알려졌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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