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희
주부 촛불집회가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참가자 수에서도 압도적인데다 그 내용 또한 거의 문화공연장이자 풍자와 해학의 장으로, 모든 이들이 축제처럼 지내고 있다.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계속해서 매주 집회를 하겠다고 한다. 아마 집회 참가 인원은 날씨가 더 추워져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230만의 평화집회. 민주주의의 새 장이 열리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이런 대단한 인파와 국민의 참여가 잠시 곤혹스럽고 야속하다. 왜 지금에서야? 세월호 참사 때 이런 모습이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세월호 속에서 어린 생명 250명을 포함해 304명이 수장당했다. 폭격도 아니고 그냥 배 안에서 빠져나오질 못해,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죽음을 맞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왜 애들을 구하지 않았는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얼 했는지 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시, 심지어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자식 잃은 유가족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지겹다고…. 4월16일날 애들을 잃은 부모들은 3주 남짓 지난 5월8일 어버이날,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밤이슬을 맞으며 농성을 했다. 그때 그들 옆에는 몇명이나 있어주었나. 딸을 잃은 유민 아빠가 단식농성을 할 때 그 앞에서 피자와 자장면을 먹던 이들을 왜 쫓아내주지 않았을까.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를 받아도 그 슬픔을 막을 수 없을 자식 잃은 부모가, 그렇게 멸시당하고 조롱당하고 찬 이슬을 맞게 왜 그냥 두었을까. 박주민 변호사의 국회의원 선거 지원을 탈바가지를 뒤집어쓰고 했던 유가족들… 그들의 외로움과 절망과 슬픔을, 그 통곡을 우리는 모르지 않았었다. 그냥 우리는 눈감고 있었고 귀 막고 있었다. 어떻게 우리는 그들에게 그렇게나 모질었을까. 지금 열기의 10분의 1만이라도 그들에게 힘을 보탰더라면…. 지금과 같은 열기로 유가족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참사의 원인과 구조하지 않은 이유, 대통령의 불가사의한 7시간의 행방을 일찍부터 캐물었더라면, 그래서 그 의혹들을 하나하나 낱낱이 밝혀냈다면 박근혜의 대통령직은 이미 2년 전에 끝났을지도 모른다. 자그마치 304명의 목숨이었다. 심지어 그중 대다수가 스무살도 못 된 열여덟살 학생들이었다. 304명의 억울한 죽음은 촛불을 켜 들 사안이 아니었단 말인가. 왜 우리는 2년 전에 촛불을 켜 들지 않았던가. 그 죽음의 의혹을 풀어달라는 유가족의 통곡에 우리는 왜 함께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뻔뻔하고 무능한 대통령은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백번 옳다.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의 거대한 국민들의 함성이 2년 전에 울려 퍼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는 유가족들 보기가 많이 송구하고 미안하다.
주부 촛불집회가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참가자 수에서도 압도적인데다 그 내용 또한 거의 문화공연장이자 풍자와 해학의 장으로, 모든 이들이 축제처럼 지내고 있다.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계속해서 매주 집회를 하겠다고 한다. 아마 집회 참가 인원은 날씨가 더 추워져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230만의 평화집회. 민주주의의 새 장이 열리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이런 대단한 인파와 국민의 참여가 잠시 곤혹스럽고 야속하다. 왜 지금에서야? 세월호 참사 때 이런 모습이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세월호 속에서 어린 생명 250명을 포함해 304명이 수장당했다. 폭격도 아니고 그냥 배 안에서 빠져나오질 못해,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죽음을 맞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왜 애들을 구하지 않았는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얼 했는지 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시, 심지어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자식 잃은 유가족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지겹다고…. 4월16일날 애들을 잃은 부모들은 3주 남짓 지난 5월8일 어버이날,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밤이슬을 맞으며 농성을 했다. 그때 그들 옆에는 몇명이나 있어주었나. 딸을 잃은 유민 아빠가 단식농성을 할 때 그 앞에서 피자와 자장면을 먹던 이들을 왜 쫓아내주지 않았을까.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를 받아도 그 슬픔을 막을 수 없을 자식 잃은 부모가, 그렇게 멸시당하고 조롱당하고 찬 이슬을 맞게 왜 그냥 두었을까. 박주민 변호사의 국회의원 선거 지원을 탈바가지를 뒤집어쓰고 했던 유가족들… 그들의 외로움과 절망과 슬픔을, 그 통곡을 우리는 모르지 않았었다. 그냥 우리는 눈감고 있었고 귀 막고 있었다. 어떻게 우리는 그들에게 그렇게나 모질었을까. 지금 열기의 10분의 1만이라도 그들에게 힘을 보탰더라면…. 지금과 같은 열기로 유가족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참사의 원인과 구조하지 않은 이유, 대통령의 불가사의한 7시간의 행방을 일찍부터 캐물었더라면, 그래서 그 의혹들을 하나하나 낱낱이 밝혀냈다면 박근혜의 대통령직은 이미 2년 전에 끝났을지도 모른다. 자그마치 304명의 목숨이었다. 심지어 그중 대다수가 스무살도 못 된 열여덟살 학생들이었다. 304명의 억울한 죽음은 촛불을 켜 들 사안이 아니었단 말인가. 왜 우리는 2년 전에 촛불을 켜 들지 않았던가. 그 죽음의 의혹을 풀어달라는 유가족의 통곡에 우리는 왜 함께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뻔뻔하고 무능한 대통령은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백번 옳다.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의 거대한 국민들의 함성이 2년 전에 울려 퍼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는 유가족들 보기가 많이 송구하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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