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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격교육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신나민

등록 2020-04-16 18:44수정 2020-04-17 14:00

신나민 ㅣ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원격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언론에서는 연일 “사상 초유의” “단군 이래 처음으로”라는 수식어와 함께 초중고 온라인 개학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비상사태로 인한 휴교 시 학생 학습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리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홍콩은 전염병으로 인한 휴교 시 온라인 학습 도입의 경험이 있다. 자연재난으로 휴교가 잦은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가정에서 지속할 수 있는 학습 계획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의 경우 지난 3월 말 비대면 교육으로 개학을 했고, 초기의 기술적 문제들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 현재의 관심사 혹은 우려는 초중고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에 관한 것이다. 이 사안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접근성이다. 즉 ‘모든 학생이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와 방법에 접근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다. 이는 학습자 개개인의 생활 공간과 기술적 환경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라 가장 통제하기 힘든 사안이다. 다행히 교육부는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을 지원하고, 장애 학생의 학습도 돕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래도 교사는 개별 학생의 매체 환경을 좀 더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둘째, 효과성이다. 이에 대한 논쟁은 원격교육의 태동과 더불어 시작했고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론되는 주제이다.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매체나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들을 활용한 교육이 면대면 교육과 비교하여 효과적인지를 연구해왔다. 매체비교연구의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습 성과 면에서는 이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소결이다.

셋째, 학습자 특성에 관한 것이다. 이번 온라인 개학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 초등학교 저학년인 어린 학생들의 지도이다. 이들은 기술매체를 다루는 능력이 서투르거나, 학습동기가 불충분하여 학습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학부모가 온라인 학습의 촉진자 역할을 해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모든 학부모가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원격교육은 교실교육을 대체하는 교육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형태의 교육 방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번 경험은 우리 학생들이 원격학습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원격학습 상황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학교 교육이 지속된다는 것은 지역사회의 ‘정상성’과 재해로부터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기능을 한다. 이번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정부는 온라인 학교 계획과 원격학습 지원 체제를 구축하여 질병이나 재난에 대응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라면 단기적으로는 교사지원 체제가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일선 교사들의 애로점을 듣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번 온라인 개학으로 가장 애쓰고 많이 준비하실 분들이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문제를 피할 것이 아니라 문제로부터 배워야 하는 시기이다.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면서 원격학습에 익숙지 않은 우리 초중고 학생들이 비상시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원격교육체제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성장통’을 견뎌내며, 한국 교육을 미래 사회에 걸맞은 모습으로 다듬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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