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유피 인이무의(相鼠有皮 人而無儀) 인이무의 불사하위( 人而不義 不死何爲).’ 중국 춘추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인 시경에 실려 있는 ‘쥐를 보라’(상서·相鼠)의 일부다. ‘쥐를 봐도 가죽이 있는데 사람이면서 법도가 없다네. 사람이면서 법도가 없으면 죽지 않고 무엇을 하는가’라는 내용이다. 그 당시에는 어려운 백성을 수탈하고 탐욕을 채우는 관리들을 쥐에 비유한 글이 많았다. 지식인들은 시를 지어 위정자에 대한 불만을 표했고, 보통 사람들 역시 그 시를 읽고 인용함으로써 마음속의 한을 표현했다. 또한 노래로 만들어 썩은 세상과 가진 자들의 횡포를 비웃기도 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특정 후보의 과거 권력남용 의혹에 대한 말이 많다. 온갖 비유의 글들도 에스엔에스(SNS)에 넘쳐나고 있다. 앞으로 6개월 뒤,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가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하지만 아픈 역사는 노력하면 막을 수가 있다. 국민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출해야 하는 이유다. 2021년 9월 대한민국의 가을은 그렇게 물들어가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