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듯이 덧없이 사라진 다정한 그 목소리.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그 길의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1970~80년대 유행한 박건의 노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의 가사 일부다. 이 노래를 기억한다면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나이와 가을, 여기에 마로니에라는 단어가 붙으면 왠지 모르게 낭만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마로니에라는 말을 알지만, 마로니에가 ‘칠엽수’의 프랑스어라는 걸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규제가 다소 풀려서 모임도 많아지고 나들이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의 주변을 살피며 조용히 가을 사색을 즐기는 건 어떨까. 마로니에는 초여름에 꽃을 피우지만 가을이 한창인 도심에 다시 마로니에의 입들이 화려하게 피고 있다. 성남/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