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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한반도 ‘밝은 미래’ 바라기

등록 2022-10-23 09:00수정 2022-10-23 09:23

[한겨레S] 빛으로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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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임신사가 쓴 <속맹자>에 ‘교자채신’이란 말이 있다. 춘추시대 노나라의 한 노인이 아들에게 땔감을 해 오라며, 백 걸음 떨어진 곳과 백 리 떨어진 곳 중 어디를 가겠느냐고 물었다. 아들이 백 걸음 떨어진 곳이라 하자 아버지는 “백 리 떨어진 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우리 집 근처의 땔감이 더 남아 있지 않겠느냐?”고 가르친 데서 유래했다 한다. 당장 눈앞에 놓인 쉬운 길만 가지 말고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함을 뜻하는 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어느덧 반년이 다 됐다. 새 정부는 벌써 많은 실수를 했다. 문제는 정부가 계속되는 실수를 만회하겠다며 벌이고 있는 임기응변식 대응이다. 이런 접근 방식은 그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원칙을 훼손하고 편법이 원칙을 대체하는 정부에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당장은 힘들더라도 솔직하게 잘잘못을 따져 원칙을 지키는 태도를 정부가 먼저 보여야 한다. 이런 태도는 정치를 바라보는 미래 세대에게도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큰 경제 위기가 닥쳐오고 한반도에는 전쟁 위기까지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어느덧 다가온 혹한의 계절 앞에 서 있다. 소슬한 가을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높이 피어나는, ‘밝은 미래’라는 꽃말을 가진 숙근해바라기가 한반도에도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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