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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민중의 노래’를? 민중은 ‘이 노래’ 권했다 [유레카]

등록 2023-03-20 18:32수정 2023-03-21 02:39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뮤지컬은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선을 보였다. 당시 50만명 정도의 관람객을 모은 이 뮤지컬을 눈여겨본 사람이 있었다.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만든 영국의 뮤지컬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였다. 그는 초연 뮤지컬에 넘버(노래)를 새롭게 추가하고 내용도 수정해 198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막을 올렸다. 이 뮤지컬은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뮤지컬이 뜨면서 넘버들도 사랑을 받았다. ‘그를 집으로 보내주소서’(Bring Him Home)는 주인공 장발장이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딸의 연인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부르는 노래다. 전사한 군인의 추도식에서 자주 불린다. 넘버 가운데 가장 유명한 노래는 “분노한 민중의 노래가 들리나”로 시작하는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다. 독재 권력에 맞서 싸우는 시위 현장의 단골 노래로 나온다. 2013년 튀르키예·미얀마·대만,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이 노래가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운동 때 자주 불렸다.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할 때 이 ‘민중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 입장 음악으로 이걸 고른 사람은 윤리위 가야 할 듯”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분노한 사람들의 노래’와 이 전 대표가 주창해온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향한 ‘분노 투표’를 정치적 맥락으로 연결 지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 노래가 윤 대통령의 애창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자, 여러 기사 댓글에는 대통령에게 뮤지컬 <레미제라블> 넘버 가운데 ‘고개 숙여’(Look Down)를 추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노래는 뮤지컬 막이 오르면서 노를 젓는 수감자들이 ‘고개 숙여/ 눈 깔아/ 너희는 죽을 때까지 여기에 있을 거야’라고 절규하며 부르는 곡이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파리 빈민들이 부자들이 탄 마차를 둘러싸고 분노에 찬 눈빛을 보낼 때 또 한번 나온다. 사람들이 이 곡을 윤 대통령에게 추천한 이유를 새겨줬으면 한다.

정혁준 문화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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