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택 논설위원
‘민주당은 종편을 막겠다는 건가요,
모르는 척하겠다는 건가요?’
‘안철수 교수는 정치 할까요?’
모르는 척하겠다는 건가요?’
‘안철수 교수는 정치 할까요?’
“안녕하세요. 요즘 잘나가는 <개그콘서트>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입니다~. 오늘은 때가 때인 만큼 국회 특집이에요. 서울 마포에 사는 이수연씨가 ‘민주당이 에프티에이 국회 통과를 안 막은 건가요, 못 막은 건가요’라고 질문 올리셨네요. 애매하죠? 제가 정해드립니다~.
먼저 ‘에프티에이 발효와 동시에 미국 정부가 아이에스디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하면 실력저지 않겠다’고 서명한 김아무개 등 민주당 의원 45명. 우리 국회에서 일단 에프티에이가 통과되고 나면 미국 의회나 정부가 아이에스디 조항 삭제해줄 가능성은 거의 0%. 그걸 모를 리 없으니까 ‘애초부터 목숨 걸고 막을 생각은 없었다’가 정답입니다. 그럼, 날치기 당일 본회의장 단상 앞에 몰려나가 고함친 의원들은?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는 의원도 있었겠지만 ‘어차피 날치기할 거면 빨리 하지 왜 저렇게 꾸물거리나’라고 답답해한 사람도 있었다는 데 한 표. 일찍이 에프티에이 결사반대는 ‘밟고 지나가라는 정치쇼’라는 명언을 남긴 김진표 원내대표 같은 분은 그러지 않았을까요? 또 광화문 집회 같은 데는 얼씬도 않는 박아무개, 강아무개 의원 같은 분들, 몸과 마음은 안 그런데 고향 때문에 할 수 없이 야당 하고 있는 분들도 의심해 봐야 됩니다.
한나라당에도 질문이 들어왔네요. ‘물리적 의사진행에 동참하게 되면 출마 안 하겠다고 약속한 의원들은 어떻게 되나요?’ 어디까지 동참으로 보느냐, 애매합니다. 역시 정해드립니다. 최루탄 터졌을 때 본회의장 빠져나온 순서로 10명 이내에 들었다, 적극 동참 아닙니다. 눈물 콧물까지 흘리면서 버틸 만큼 날치기 동참할 의사는 없으니까 ‘이때다’ 하고 잽싸게 빠져나왔다는 얘기죠. 거기다가 기권까지 했다, 출마해도 됩니다. 그런데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켰다든가, 화장 고치러 나오는 박근혜 의원보다 더 오래 버텼다, 그러고도 찬성표 던졌다, 이거 적극 ‘동참’임다. 그런데도 출마하겠다, 당근 낙선운동감이죠.
다음. 아이디 ‘밍’씨가 ‘민주당은 종편을 막겠다는 건가요, 모르는 척하겠다는 건가요?’라고 사연 주셨네요. 어려운 문제죠. 그래도 정해드립니다. 먼저, 종편채널이 2년간은 광고 직거래 할 수 있게 유보조항 두자는 절충안 내놨던 민주당 김아무개 의원. 조중동 도와주려는 건지, 특혜를 막겠다는 건지 애매하죠. 이런 때는 특별 감별법 들어갑니다. 조중동 종편 간부나 기자랑 최근 두 달 사이 두 차례 이상 따로 술자리 했다, 그러면 조중동 도와주려는 ‘꼼수’일 가능성 100%임다. 압력에 쫄았거나 회유에 넘어갔다는 얘기니까. 그럼 민주당 지도부는?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에프티에이 규탄 광화문 집회랑 비교해보면 압니다. 1일 종편 개국 이후에도 여야 소위에만 맡겨놓고 아무 대책 없이 그냥저냥 시간만 보낸다, 일단 겁먹은 게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함다. 다음 단계는, 조중동 지면이나 종편방송을 살펴봐야죠. 누군가를 유달리 조져댄다, 그러면 그분 협박이나 회유에 안 넘어갔다는 얘깁니다.
다음은 단답형 ‘속성 애정남’. ‘안철수 교수는 정치판에 뛰어들까요?’라고 물으셨는데 ‘한국정치론, 한국정당사…국회도서관에 있는 한국 정치 관련 책 100권, 총선 전까지 다 읽으면 나오고 못 읽으면 못 나옵니다.(바둑도 50권 읽고 시작했다는데)’
‘한나라당이 복지 분배 중심의 중도정당 되겠다는데 믿어도 되나요?’ ‘총선 대선 끝나고 양육비 등록금 내 손에 들어온 다음에 고민해도 안 늦습니다.’”
(허락 없이 애정남을 자처한 데 대해 최효종씨 일행과 개그콘서트 쪽의 양해를 구합니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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