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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이동걸 칼럼] 경제민주화 국민운동을 제안한다

등록 2013-07-28 18:35

이동걸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이동걸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약속한 대로 경제민주화를 실천할까? 약속한 대로 중소기업·소상공인·소비자들도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눠가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이 보장되는 나라가 될까? 경제적 약자가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될까? 이게 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약속했던 거다.

지난해 11월 당시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낭독한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문’을 보면 여기저기 “저는” 하면서 말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주어가 없다”며 억지를 쓰는 것이 새누리당의 특기인데, 나중에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 주어가 없지 않으냐”는 말은 못할 것 같아 참 다행이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선거 때는 무슨 말인들 못하냐”고 했던 이명박의 ‘솔직한’ 말을 기억하고 있는지라 정당과 사고의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박 대통령이신들 얼마나 다르실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65살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는 정권 출범하고 채 5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뒤집는 실력이라면 무엇인들 못 뒤집겠는가. 국민행복연금위원회라는 것을 앞세워 한 말이 겨우 “경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인데, 불과 5개월 앞도 못 내다봤다면 정말 ‘무능한 대통령’이고 5개월도 지나기 전에 뒤집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중요한 약속을 했다면 정말 ‘나쁜 대통령’이다.

어디 이것뿐이랴. 박 대통령은 2007년의 ‘줄푸세’가 2012년의 “경제민주화와 철학이 같다”고 했다. 그때는 재벌의 은행 소유제한을 ‘푸’는 것이 정답이라더니, 그 철학을 이어받은 경제민주화에서는 반대로 재벌의 은행 소유제한을 죄는 것이 정답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가 5년 뒤에는 또 무엇으로 변할지. 아마 ‘표’ 가는 대로 또 바뀌겠지.

선거 때는 당 안팎을 온통 새빨갛게 칠하고, 대선기간 내내 모든 당원들에게 새빨간 옷을 입고 다니게 하는 ‘연출’을 해대면서도 여전히 기회 있을 때마마 색깔논쟁 하자면서 달려들지 않았던가. 입으로는 민생을 떠들면서 행동으로는 색깔과 이념을 앞세운 정치싸움을 일삼는 것을 남북정상회담 녹취록 사건에서 우리 모두 여실히 보고 있지 않는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겨우 일부 법 개정이 되었고 그마저도 아직 그 효과는 미지수이니 경제민주화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마치 경제민주화는 벌써 다 끝난 양 이제는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재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재벌들의 편법적인 부의 축적과 대물림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가 시행된다.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 부자와 에스케이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우 편법적으로 늘린 재산이 2조~3조원을 넘고 수익률도 100~200배에 달하는데도 세금은 불과 100억원 내외, 번 돈의 0.2~0.5%도 안 된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란 사람은 걱정이 태산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세금이지만 그나마 첫번째 세금을 내기도 전인데 부담이 너무 커 낮춰줘야 한단다.

사정이 이런데 누구를 믿겠는가.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야만 한다. 힘없는 국민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레 주저앉지 말고 조그만 일이라도 조금씩이나마 힘을 합쳐 꾸준히 해나가면 알게 모르게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우선 주변을 둘러보고 작지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면 커피든 빵이든 가능할 때마다 재벌체인점 대신 독립가게에서 조금씩이라도 더 사주는 것도 경제민주화 국민운동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다음번 칼럼에는 좀더 구체적인 제안을 해보도록 하겠다. 생각을 같이하시는 독자분들이 계시면 온라인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주위의 친구들과 활발하게 정보교환을 하고, 서로서로 격려하고 중지를 모아보자. 비록 조직화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조금씩 힘을 모으면 경제민주화는 실천될 수 있다. 국민들이 힘을 보여줘야 정치가도 움직이고 관료도 움직이고 재벌도 움직인다.

이동걸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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