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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미디어 전망대] ‘스노든 보도’ 퓰리처상과 한국언론 현실 / 장행훈

등록 2014-04-17 19:49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14일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영국의 가디안 두 신문을 금년도 퓰리처상(공익보도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동맹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수십 개국의 민간인과 정치인 기업인의 통화 이메일을 감청하고 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고발을 보도함으로써 미국 정보기관이 인권을 침범하는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경고한 두 신문의 보도가 긍정적 효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노든을 조국의 배반자로 백안시하던 미국인의 평가가 많이 달라졌다는 징조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전조인 것 같다.

한국은 지금 ‘스노든 보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보도 문제에 직면해 있다. 조선일보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婚外子) 의혹 보도 문제다.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 보도는 전혀 격이 다르다. 문제의 열 한 살짜리 아동이 실제로 채총장의 혼외자인지는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 설마 그렇게 밝혀진다 해도 채총장의 직무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채총장을 자리에서 몰아내려는 사람들이 들춰낸 존재다. 박근혜 후보의 대선에 국정원이 불법개입한 것이 원인이다.

그래서 진보 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는 채총장의 혼외자 의혹 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비난했다. 채총장을 “찍어내려고” 보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선의 보도 이후 채총장은 자리를 그만 두게 된다.

그의 사임 이후 채총장이 만든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팀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카톨릭 사제단이나 개신교 불교 신도들이 불법선거를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중적인 호응은 약하다. 텔레비전을 정부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외자 의혹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주춤해지자 조선은 혼외자 보도에 대한 공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지난 3월26일 신문협회가 채동욱 총장 혼외자 보도에 대해서 압박을 이겨낸 “모범 보도”라며 ”한국신문상“을 수여했다. 조선은 혼외자 의혹 보도가 “탈선 권력에 대한 용기있는 비판이며....이것이 언론 본령(本領)”이라고 기염을 토한다.

조선은 채동욱 혼외자 보도로 “국내 최고권위상을 수상”했다며, 지난 5개월간 혼외자릉 추적하기 위해 퍼즐 맞추기식으로 취재했고 인터뷰한 사람만 100여명이라고 취재 노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2월말 발표된 미국무성의 인권보고서의 기록은 좀 다르다. 보고서는 한국 검찰의 밀을 인용, 채동욱 총장이 사임 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해 국정원이 혼외자 정보를 한 보수 언론(조선)에게 흘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과 국정원 간에 특별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언론이 취해야 할 온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저원에서 혼외자 정보를 건네 주었다는데 왜 신문협회(회장 송필호)는 조선일보에 ‘한국신문상‘이라는 대상을 수여했느냐는 것이다. 한국 신문협회가 박근혜 정권을 대신해서 그런 상을 준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간다. 신문협회 스스로 한국언론의 치부를 드러내 보이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이 제2의 유신정권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정권이라는 뜻이다. 친재벌 권력이 방송을 장악하고 보수신문과는 유착관계다. 철의 3각관계가 형성돼 있는 느낌이다. 장기잡권 가능성이 있다.

조중동매가 지난 2월말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종편의 편집위원회를 노사동수로 구성하기기로 여야 합의를 봤으나 조중동이 항의하자 새누리당이 다음날로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 신문과 방송을 겸영하는 언론기업들이 제휴하면 “언론독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위험을 예방하려면 언론과 정치권력 대기업이 연합해사 제1권력을 형성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그 문턱에 와있다. 너무 늦기 전에 언론독재가 출현하는 것을 예방하는 대책을 진지하게 강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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