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공간 이웃’ 대표 박근혜 대통령은 결국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박근혜 게이트다. 박 대통령이 범죄의 몸통이고 무능의 정점인 사건이다. 이제 대통령의 선택지는 하야나 식물 둘뿐이다. 대통령의 권위가 소멸돼 정상적인 국정수행은 불가능해졌다. 아바타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니 무슨 말을 하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질 게 뻔하다. 국민의 분노와 허탈이 쓰나미처럼 나라 전체를 덮쳐오는 중이다. 930여일 전에 비슷한 상황을 목도했다. 수백명이 산 채로 수장되는 광경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면서 그랬다. 아아, 이게 국가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에 대처하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은 상상 이상이었다. 조실부모한 대통령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들을 조롱하고 겁박했다. 그때 나는 이 정권은 결국 재앙적 실패로 끝나겠구나 예감했다. 영험한 무당이라서가 아니다. 국가의 대처 자체가 전대미문의 재앙적 상황이었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도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국정을 수행하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한 술 더 떠 외롭고 불쌍한 대통령님을 보호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행태라니. 한참 잘못됐다. 결국 짝퉁 대통령 사건으로 터졌다. 박근혜 게이트는 대통령 개인의 자질 부족이 문제의 다가 아니다. 대통령 선출 검증 시스템도 문제지만 결정적인 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대통령 개인이 안고 있는 문제를 걸러주고 보완해줄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개인적 트라우마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맞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라고 대통령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할 수 있다. 만델라도 잘 해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라서 온 나라가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면 그건 시스템이 부재한 거다. 독재국가라는 방증이다. 박근혜 게이트는 국가 시스템 부재로 인한 재앙의 완결판이다. 그럼에도 국가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했어야 마땅한 사람들 중 누구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반성하는 이가 없다. 당사자인 근혜순실 커플은 물론이고 주변 인물들도 닮은꼴처럼 유체이탈 화법으로 일관한다. 권력의 안쪽에서 내내 과실을 따먹던 사람들이 갑자기 금 밖으로 나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래?’ 혀를 찬다. 여태 이 나라는 박근혜최순실 커플 둘이서만 운영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아우라 운운하던 일부 언론과 종편의 패널들은 진작에 이런 사태를 짐작했다는 듯 있지도 않은 자신의 예지력을 뽐내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 박근혜 게이트 해법의 키를 기승전검찰로 몰아가는 데 성공한 검찰은 공정 수사 코스프레를 하면서 피의자의 시차적응까지 배려하는 인간적 면모를 눈치보지 않고 드러낸다. 집단 유체이탈 현상이다. 민주공화국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뒤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계속된다는 게 더 문제다.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와 오작동으로 일어난 일을 수습한다며 가동되는 집권세력과 일부 언론, 검찰들의 집단 유체이탈 현상은 절망스럽다.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반성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그들의 사과 없는 맹활약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식물 대통령은 대통령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식물 국가 시스템은 파국적 재앙이다. 집단 유체이탈 화법의 흐름을 이번에는 꼭 끊어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상상 이상의 재앙은 또 닥쳐올 것이다. 신통력이 없어도 공화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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