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의 집이 있는 보성군 부춘마을, 안개 낀 산마루에 아침 해가 보입니다. 마을 어귀에는 357일 동안 장조카를 기다린 작은아버지 백하선(90) 할아버지가 나와 있습니다. “서울에서 왔소? 밥은 먹었소?” 낯선 이도 살뜰히 챙겨줍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쌀값 21만원 약속 지키라고 시위하러 서울 간 장조카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망.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길 끝에 운구차가 보입니다. “봐야제 가슴 아파도 봐야제.” 작은아버지의 작은 목소리가 큰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박여선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