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 바야흐로 모바일 전성시대다. 24시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인류를 가리켜 호모 모빌리언스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쇼핑도 결제도 동영상과 뉴스 이용도 모바일로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를 보면 2016년 우리 국민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5년 전에 비해 80% 상승했다.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잡지와 같은 전통매체뿐만 아니라 피시(PC)를 통한 인터넷 이용률은 감소했다. 뉴스 이용률만을 봐도 동일한 결과이다. 5년 전에 비해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만 70% 이상 증가했고, 다른 매체에서의 뉴스 이용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6년 광고 시장 역시 모바일 대세를 입증한다. 모바일 광고는 전년 대비 36% 상승해 1조7천억원을 넘어섰고, 이는 지상파 방송, 피시, 신문 산업을 추월한 규모다. 모바일에서의 뉴스 소비는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언론연구소와 <에이피>(AP) 통신에서 흥미로운 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볼 때 어느 언론사가 작성했는지보다 누가 공유했는지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공유한 기사일수록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달고 공유했다. 언론사의 명성과 관계없이 뉴스를 공유한 사람이 누구냐가 뉴스에 대한 신뢰도와 관심도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양질의 기사로 주목받고 영향력을 높여야 수입도 낼 수 있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이야기다. 사람들이 언론사의 이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인이 공유하면 보는 것이고, 작성 주체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망각은 이미 지적되어온 문제이다. 작년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봤을 때 뉴스 작성 주체를 기억한다는 응답이 23%에 불과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뉴스 출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출처를 거의 기억하고 있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뉴스 출처에 대한 망각은 가짜뉴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어느 언론사의 기사인지 출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혹은 누가 썼든 상관없다고 인식한다면 정체불명의 혹은 허구의 언론사가 만든 가짜뉴스를 진짜라고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우리 사회의 위협을 방사능, 환경오염, 생활 공해로 나누고 이러한 위협을 지켜줄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생활 공해 분야의 기술 하나가 눈길을 끈다. 연설과 토론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 기반 팩트체킹 기술이다. 정치인의 거짓 발언과 각종 유언비어를 차단하는 목적이다. 우리 사회를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10대 기술 중 하나로 팩트체킹이 선정될 만큼 가짜뉴스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독자를 잃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언론사로서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잃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소셜미디어에서도 우리 언론사의 뉴스임을 이용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다양한 전략들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진실을 추구하고 신뢰를 쌓는 노력 없이 언론사의 브랜드는 각인되지 않는다. 신뢰가 없다면 진짜뉴스도 가짜로 보이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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