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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인공지능 데이터 자산, 소비자를 위하여

등록 2020-02-11 18:23수정 2020-02-12 02:34

[최선영의 미디어전망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오늘도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요즘 흔히 보는 유튜브 댓글이다. 뉴스를 보러 유튜브 앱에 들어갔으나 난데없이 옛 드라마를 맞춤 영상으로 추천받는 경우가 있다. 시청자로 선택받는 건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기계학습 때문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들락날락할 때마다 시청 이력, 검색 기록, 구독 현황, 시청 지속시간 등 풍부한 복합데이터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디지털 플랫폼은 디지털 발자국으로써 이용 데이터가 자동으로 수집되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개인 이용자는 인터넷 콘텐츠를 소비하면 할수록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 취향을 행동 데이터로 남기게 된다. 유튜브를 자주 이용하면 할수록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현재의 선호뿐 아니라 미래의 취향과 관심사까지 예측하게 된다. 영상 하나를 보려고 들어갔던 유튜브가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 되는 이유이다.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라고 할 만큼 데이터는 중요한 자산으로 급부상했다.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정보 보호 우선에서 데이터의 적극적 활용으로 변화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발생하는 데이터의 수집과 이용, 소유 권리를 두고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에 대한 개정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거래 대상으로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 업계도 이종 산업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디어 이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편익을 누릴 기회가 다양해질 수도 있다.

다만, 데이터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거래와 결합이 활성화할 경우, 개인의 삶이 새로운 데이터 서비스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다소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데이터는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흐름이기 때문에 데이터 생산 주체로서 개인은 자신이 어떤 디지털 궤적을 남기는지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보듯 내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어떻게 가공되는지, 가공된 데이터가 어떤 서비스로 제공되는지 알 수 없다. 유발 하라리의 지적대로 데이터 소유가 집중될 경우 우리는 고객이기보다는 기업의 생산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중 대다수가 무료 정보와 서비스,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주의를 끌어 시청자에게 광고를 파는 미디어 데이터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이들은 이미 단순히 광고를 파는 행위를 넘어 데이터를 비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물론 가공된 데이터까지 소유하면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만드는 데 유리할 수 있고, 데이터 편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3법을 기회로 국내 디지털미디어 산업계에서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오티티(OTT)나 미디어 데이터 사업모델을 개발해 도약하는 것은 지지한다. 그러나 인간 중심적인 데이터 윤리 기준이 적용된 인공지능이 이용자 편익으로 제공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테크놀로지는 그 자체로 자기결정권이 없으며, 누군가의 기준에 의해 채택되고 사용돼야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최선영 ㅣ 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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