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윤석열의 무책임한 색깔론

등록 2022-03-06 18:36수정 2022-03-06 20:25

북한 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북한 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7일에 이어 5일에도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면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 벌써 9번째 미사일 발사다. ‘정찰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필요한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기술이다.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내세우며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진전되던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언한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의 파기가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만약 북한이 4월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전후 ‘위성 발사’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다면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5일, 한국은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두고 사전투표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외적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고, 중국에선 주요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베이징겨울패럴림픽을 열리고 있었다. 북한은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을 국방력 강화와 외교·안보 정책에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더라도 국제사회의 대응이 쉽지 않다. 북한이 무력시위를 계속한다면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 경쟁의 악순환을 부를 것이다. 북한은 무모한 군사 도발을 멈춰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일 경기 광주 유세에서 “(북한이)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만들어주려고 미사일을 쏴댄다”고 주장했다. 또 무책임한 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북한의 발사를 규탄한 것에 대해서도 “그동안 유구무언 하더니 도발이라는 말은 안 썼다. 김정은, 김여정이 도발이라는 말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며 “40~50년 전 한물간 운동권 이념을 아직까지도 들고 앉아서 운동권 족보팔이 하는 586들을 집에 보내야 한다”고도 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북한이 이재명 후보를 ‘원팀’이라고 생각하고 마구잡이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아닌가”라며 ”‘북한 바라기’에 여념 없는 이 후보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철 지난 색깔론에 넘어가 표를 줄 거라고 생각하는지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와 외교·안보는 국가의 안전과 국민들의 생명이 직결된 문제다. 더구나 세계질서가 급변하는 지금, 유력 대선 후보라면 한마디 한마디가 깊은 고민에서 나오고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윤 후보는 명심하기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독재자의 후예와 그 동조자들 [박현 칼럼] 1.

독재자의 후예와 그 동조자들 [박현 칼럼]

[사설] ‘탄핵 반대’ 권영세 비대위원장, ‘도로 친윤’ 선언한 국힘 2.

[사설] ‘탄핵 반대’ 권영세 비대위원장, ‘도로 친윤’ 선언한 국힘

윤석열은 가도 국민의힘이 남는다. 그게 문제다 [아침햇발] 3.

윤석열은 가도 국민의힘이 남는다. 그게 문제다 [아침햇발]

[사설] 윤석열 체포 불발, 제2의 내란이다 4.

[사설] 윤석열 체포 불발, 제2의 내란이다

범고래가 윤석열에게 가르쳐 준 것 [남종영의 인간의 그늘에서] 5.

범고래가 윤석열에게 가르쳐 준 것 [남종영의 인간의 그늘에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