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후보자 사무실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된 임태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치른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을 비롯한 9곳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경기 등 8곳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그동안 13~14개 지역을 진보 교육감이 석권했던 흐름에서 진보·보수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이번 선거만 놓고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의회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도 교육감 선거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균형을 이룬 측면도 있다. 공교육에 바라는 유권자들의 뜻이 무엇인지 당선자들이 깊이 헤아려야 할 대목이다.
진보 교육감이 수성한 대표적 지역인 서울의 경우 조희연 현 교육감이 ‘전교조 혁파’를 전면에 내건 조전혁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했다. 보수 후보들의 분열과 상호 비방 등 비교육적인 행태도 영향이 컸지만, 지난 8년간 서울시교육청이 펼쳐온 혁신교육을 비롯한 정책에 대한 평가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수세가 강한 경남·울산 등지에서 진보 성향 현직 교육감들이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반면 ‘진보 교육의 산실’로 불리던 경기도에서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보수 교육감이 배출된 것도 상징적이다. 전임 교육감들의 정책을 전면 비판하며 출마한 임태희 후보가 당선된 데서 교육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변화 요구를 읽을 수 있다. 부산·강원·충북·제주도 보수 성향 교육감으로 바뀌었다.
서울·경기를 비롯해 8개 지역에선 교육감 선거 투표 성향이 단체장 선거 결과와 엇갈린 것도 주목된다. 그만큼 교육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와 희망이 정치적 시각을 뛰어넘어 다양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당선된 교육감들이 선거 승리라는 단편적 결과와 진영적 시각에 매몰되지 말고, 열린 자세로 상대 후보의 공약까지 검토하면서 올바른 교육정책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교육감의 정책 성향이 바뀌는 지역에서는 급격한 변화로 교육 현장의 혼란이나 사회적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임자의 정책 기조를 이어나가게 되는 지역에서도 전체 교육감 선거의 의미를 새기며 미흡했던 점을 찾고 보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공교육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날로 심화하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며 학생인권을 보호하는 등, 기본적인 임무에 진보·보수를 따질 수 없다. 생산적인 정책 경쟁 속에 상호 공감과 협력을 확대하는 전통을 쌓아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