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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동산PF 부실, 총선 뒤로 미루다 더 큰 위기 온다

등록 2023-12-08 18:00수정 2023-12-08 18:48

새마을금고중앙회. 연합뉴스
새마을금고중앙회. 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시장 부실 우려가 다시 커지자 금융위원회가 또 바빠졌다. 5대 금융지주 피에프 총괄 부사장들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피에프 정상화 펀드’ 운용사 다섯곳을 소집한 데 이어, 앞으로 2금융권과 시행사, 건설사 등을 상대로 10여 차례 대책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금융위는 시장 상황과 정책 방향에 대한 현장 목소리와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부실을 이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파다하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착공과 분양이 늦어지면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부실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이를 틀어막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르피에드 청담’이다. 이 사업 시행사는 브리지론(토지 매입 등을 위한 사업 초기 대출)으로 4640억원을 빌렸는데, 지난 8월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본피에프 전환에 실패했다. 이에 1800억원을 빌려준 선순위 채권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만기 연장에 반대해 토지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금융위뿐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까지 나섰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내년 5월까지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고 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7월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의 피에프 대출 부실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하자 부실 피에프 사업장 정리에 힘써왔다. 금융회사 스스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겠다는데 정부가 나서서 막고 있는 것이다. 피에프 브리지론 다수의 만기가 지난 9월에 집중돼 시장에서 ‘9월 위기설’이 불거졌는데, 이도 해결된 게 아니라,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피에프 대출 잔액은 133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말 130조3천억원보다 반년 만에 3조원가량 늘었다. 2021년 말까지 1%를 밑돌던 부동산 피에프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2.17%로 갑절 이상 늘었다. 시장에선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브리지론의 30~50%가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루기만 하면 나중에 더 크게 터지기 마련이다. 경제에 정치가 개입하면 경제가 망가지고, 결국 온 국민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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