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의 성화가 꺼지면서 17일간의 축제가 막을 내렸다.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저마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평창 겨울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인류가 하나될 수 있음을 웅변으로 보여준 한편의 드라마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국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나라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여정을 시작했다.
‘미래의 물결’을 주제로 펼쳐진 폐막식 공연은 케이팝(K-POP) 공연과 ‘라이브 드론쇼’, 전통음악 등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무대였다. 스타디움의 성화가 꺼지고 다시 밤하늘에 형형색색의 불빛이 아로새겨질 때 아쉬움 속에서도 또 다른 시작을 기약하는 희망을 보는 듯했다.
특히 개막식 공동입장에 이어 폐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각각 태극기와 인공기, 그리고 한반도기를 들고 자유롭게 함께 입장하는 모습은 이번 올림픽의 백미였다. 개막을 앞두고 남북한 단일팀·공동입장이 다소 급하게 결정되면서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과정은 여전히 남과 북은 하나임을 잘 보여줬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비록 승리는 거머쥐지 못했지만 일취월장의 상승세를 보이며 스포츠 이상의 큰 감동을 주었다. 폐막을 앞두고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개막 때와 달리 단일팀에 대한 지지가 우세해진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분단국가의 조그만 도시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발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다.
17일간의 열전에서 최선을 다한 세계의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과 노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에선 경쟁이 공정하다면 최선을 다하는 데 만족할 뿐 결과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다. 메달 유무나 그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포츠에 쏟은 땀과 눈물에 감동하고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을 통해 ‘국민영웅’으로 거듭난 선수들부터 이름조차 잘 알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의 무명 선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을 아끼지 않은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