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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배달 일회용기’ 급증, 코로나 못지않은 재앙 된다

등록 2020-10-13 06:59수정 2020-10-13 19:02

추석 연휴 뒤 선별장에 가득 쌓인 재활용 쓰레기. 녹색연합 제공
추석 연휴 뒤 선별장에 가득 쌓인 재활용 쓰레기. 녹색연합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식 대신 배달음식 주문이 급증했다. 지난 8월 한달 동안 온라인 주문 배달음식 거래액이 1조6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나 늘었다. 배달음식으로 매일 830만개 분량의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쓰레기로 발생된다고 한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쌓여가는 쓰레기는 지구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배달음식용 플라스틱 용기는 대부분 재활용 표시가 된 재활용 가능 자원이다. 하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분리수거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오염률이 높아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을 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집에서 사용하는 주방용기처럼 깨끗이 씻어서 내놓는 경우가 많지 않고 플라스틱 용기의 특성상 국물 등이 제대로 지워지지 않는 탓이다. 결국 배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배달 포장과 용기 공급을 줄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녹색연합이 9월17일~10월6일 배달 이용과 일회용 용기에 대한 시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 이후 배달 앱 주문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2배 이상 늘었다는 응답도 15%나 됐다. 그렇다고 마음 편하게 배달음식을 즐기는 건 아니다. 10명 중 8명은 “배달 쓰레기 버릴 때 마음이 불편하거나 걱정이 되고 죄책감이 든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7명은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거나 정부가 일회용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많은 시민들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줄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할 용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부와 배달앱업체들이 책임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내놔야 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2020년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발표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구체적으로 진척되는 게 없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업체들은 ‘코로나 특수’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곳들이다.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꾸려면 배달앱업체들의 협조가 관건인데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코로나 못지않은 사회적 재앙을 겪게 될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의식과 배달앱업체들의 책임 있는 자세,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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