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에 가담해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일선 교사도 포함돼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한 성범죄자에게 학생들의 교육을 맡기고 있었다니 생각할수록 끔찍한 일이다. 각종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들이 솜방망이 처벌로 교단에 다시 서는 폐단을 이번 계기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이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텔레그램 성착취 가담 혐의로 교사 4명이 입건됐다. 성착취물을 내려받은 혐의를 받는 3명의 정교사는 직위해제됐고, 형이 확정되면 징계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인 나머지 한명은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활동한 혐의가 드러났어도 교육공무원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별다른 징계 없이 학교를 그만뒀다. 기간제 교사라고 해도 징계 처분을 내리고 이후 교직에 진출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4년 교사 성범죄를 엄단하겠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온정주의가 작동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성매매·성추행·성폭력 등으로 징계받은 교사가 633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396건은 학생이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징계 수위는 27.3%가 감봉·견책·경고 등 경징계에 그쳤다.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교사의 성범죄는 일벌백계해도 모자란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 교사에게 어떻게 학생들을 맡길 수 있고, 학생들은 또 무엇을 배울 수 있겠나. 법원이 시대의 요청에 따라 성범죄 양형 기준을 높이는 것처럼 교육당국도 교사 성범죄 처리 기준을 대폭 강화해 교단의 오염과 추락을 막아야 한다. 국회도 관련 입법을 통해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