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구 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연합뉴스
7일 <티비시>(TBC)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티브이 토론회에서는 두번째 순회 경선 지역인 대구·경북(TK) 표심을 향한 주자들의 러브콜이 집중됐다. 지난 주말 충청 경선에서 ‘이재명 독주’를 확인한 뒤 처음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주자들은 날 선 공방보다는 지역 공약을 제시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주자들은 민주당이 열세를 면치 못하는 대구·경북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보이며 “힘들기는 했지만 정말로 물 맑고 산 좋고 인심 후하고 추억이 많은 곳으로 기억된다”고 했고, 대구에서 태어난 추미애 후보는 “대구는 저의 탯줄이 묻어 있는 곳”이라며 “민주당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낙연 후보는 총리 시절 포항 지진 사태 수습을 지휘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메가시티’ 조성 등의 지역 개발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 후보는 “티케이 지역은 보수 정권, 보수 정치세력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그 결과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차별과 소외, 배제였다”며 대구∼구미∼포항을 잇는 2차전지·소재산업벨트를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낙연 후보는 “로봇·바이오메디컬·전기차·물산업 등의 전략산업 육성을 통해 대구를 신제조업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정세균 후보는 구미 케이티엑스(KTX) 정차역 신설과 2038년 대구·광주 하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고, 추미애 후보는 자치분권형 개헌을 해 티케이 지역을 메가시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후보는 광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달빛 내륙철도’ 건설을, 김두관 후보는 첨단산업 육성을 지역 개발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편 충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두배 가까이 대패한 이낙연 후보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껏 자세를 낮추며 정책 질의에 주력했다. 앞서 이날 오전 그는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하지 않겠다”며 “미래지향적인 것”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려고 폈던 네거티브 공세가 효과를 내지 못한 현실을 인정하고 정책 경쟁을 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지난해 각각 당대표와 법무부 장관으로 일했던 이낙연 후보와 추미애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충청 경선에서 정세균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3위권을 형성한 추 후보는 “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측근 비리에 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시기에 윤 전 총장은 청와대와 정부를 겨냥한 협박성 수사를 했다. 그때 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며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어 “청와대에 저와 윤 전 총장의 동반 사퇴를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제가 대표 시절 했던 발언을 보면 검찰 관련이 가장 많다. 분명한 수사권 일탈이었고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며 “그 당시 청와대와 교감은 있었으나 수사권 남용이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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