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과 일반당원이 참여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차 슈퍼위크를 앞두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배수진을 친 이낙연 후보가 국민선거인단 경선에서 30%대 득표를 기록하며 ‘반전의 불씨’를 살려냈다. 이재명 후보가 여전히 과반 득표를 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낙연 후보는 추석 직후 예정된 호남권 경선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12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발표된 강원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및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낙연 후보는 누적 득표율 31.08%(17만2790표)를 기록했다. 선두인 이 지사와의 격차는 20.33%포인트(11만3066표)로, 전날인 11일까지의 누적 득표율 격차보다 5.41%포인트 줄었다. 49만여명이 참여한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기록하며 이재명 후보(51.09%)와의 격차를 줄인 게 컸다.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참여자는 지금까지의 지역 순회 경선에 참여한 대의원·권리당원보다 8배 많다.
지역 순회경선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던 이낙연 후보 쪽은 이날 성적표를 받아들고 “반전의 불씨를 마련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캠프 핵심 관계자는 “충청에서부터 시작해 느린 걸음이긴 하지만 격차가 좁혀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현재까지 (이 지사와) 11만표 차이가 나는데, 호남 권리당원이 20만명이다. 절반만 가져와도 표차가 확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낙연 캠프는 추석 직후에 열리는 호남 경선에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민주당의 텃밭인 이곳에서 이낙연 후보는 태어났고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까지 전남지사로 일했다. 72만명에 이르는 전체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 가운데 호남 지역 권리당원은 20만명에 달한다.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기반으로 서울 등 남은 권역에서 선방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을 50% 밑으로 끌어내릴 경우 결선투표로 갈 수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득표율을 올린 뒤 경기·서울까지 바람이 불고 접전이 펼쳐져 결선까지 가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호남에서도 과반이 쉽지 않을 수 있다. 1등만 하더라도 대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1차 슈퍼위크의 여파로 추석 연휴 직후 주말에 이뤄지는 광주·전남(25일), 전북(26일) 등 호남 지역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이낙연 후보한테서 반전의 기회를 몰고 올 정도의 동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호남에서도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흐름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호남 경선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향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다.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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