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5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불안한 후보’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위 후보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재창출의 위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불안한 상태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는가”라고 이 지사를 정면 겨냥했다. 이어 “민주당이 대장동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조속하고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대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전력 직원이 뇌물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하냐’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성남시장의 관계가 한전 직원과 대통령의 관계에 비유할 만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그분이 순회경선 홍보영상에서 ‘책임은 말로 지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게 무슨 뜻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에 대해선 ‘관리 책임이 있다’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야당의 사퇴 요구는 일축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오는 경기(9일), 서울(10일) 순회경선 및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3차 슈퍼위크) 투표를 앞두고 ‘대장동 의혹’을 적극 제기하는 모습이다. ‘대장동 사안’이 수도권·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데다 자칫 민주당 ‘원팀 기조’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구체적인 의혹 제기 대신 ‘이재명=불안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 소속 한 의원은 “그간 이 지사 쪽 네거티브 프레임에 걸려서 할 말을 다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보단 이 지사가 공인으로서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혹을 짚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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