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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혜경 입원 ‘가짜뉴스’ 키운 건 선대위 난맥상…컨트롤타워 찾을까

등록 2021-11-16 21:09수정 2021-11-17 02:35

몸집만 비대 선대위, ‘SNS 소문’ 진화 골든타임 놓쳐
18일 선대위 조직 우려사항 등 진단 보고서 논의할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자 당내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난맥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선후유증 극복을 위해 각 캠프 인사들을 아우른 매머드급 ‘원팀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몸집만 커졌을 뿐 각 사안에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재 선대위는 몸집은 큰데 행동이 느리다. 기민하게 대응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슈가 터질 때마다 대응이 늦고 선대위에서 검토단계인 정책이 조율 없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에선 지난 9일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던 사안에 대한 미흡한 대응이 현재 선대위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가짜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는데도 선대위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상황실에서 공보쪽이든 비서실쪽이든 빨리 ‘가르마’를 타줘야 했는데 속도전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일 오전 김씨의 사고가 전해졌지만 선대위에서 구체적인 경위를 밝힌 건 오후 4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또다른 당 관계자도 “온갖 억측이 난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의 설명은 사람들끼리의 소문이 공유되는 점심시간을 넘기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안팎에선 비대화된 조직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중앙선대위는 ‘원팀’ 구호 아래 소속 현역의원 전원을 참여시켰고, 공동선대위원장만 12명에 이른다. 조를 짜서 선대위에 참여하다보니 책임과 권한이 모호해지고 ‘태업’을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원 선수별로, 의원이냐 아니냐로 계급을 매겨 수직적인 선대위를 만들어 놓고 2030과 수평적인 소통을 탁상공론하고 있다”며 “경선 캠프에서 보였던 민첩함과 생기발랄한 에너지는 잃어버리고 선거조직이 나이가 깡패인 관료 조직화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선대위를 ‘틀어쥐고’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상임선대위원장은 송영길 당 대표가 겸임하고 있고, 조정식 총괄상임선대본부장이 지휘체계에 있으나 선대위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디에 문제를 얘기해야 빠르게 수정되는지를 알기가 어렵다”며 “확실한 권한과 힘이 있는 사람이 총대를 매고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재명 후보가 선대위와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회의에서 후보가 혼자서 일방적으로 20~30분 동안 발언을 한다”며 “비공개 회의에서 조율하는 시간도 없고 다른 의견을 듣거나 취합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후보의 메시지만 나가는 부분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3.2%포인트 벌어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경선 이후) 이재명 후보의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었다. 검토가 덜 된 거친 정책들과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개적인 우려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에 대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는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오는 18일 선대위 회의에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국민 공감이 낮은 정책을 제시해오면서 자칫 후보의 장점인 추진력이 ‘독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의 난맥상이 부각되면서 오는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 관계자는 “지금 선대위 체제에 문제가 많으니 전략에 밝은 양 전 원장이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5차 선대위 인선을 보면, 후보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고문은 강남훈 한신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이 후보의 대표공약인 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적극 주도하게 된다. 강 교수는 이 후보의 ‘멘토’로 지난 2009년부터 기본소득 화두를 던져왔다. 공동위원장은 우원식 의원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가 맡는다.

송채경화 심우삼 서영지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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