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하는 문제를 놓고 당 내부의 갑론을박이 가열되고 있다. 이 고문 지지자들은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등판’의 효용성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4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 제주을에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강원 원주갑에 원창묵 전 원주시장 등 4곳의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이 고문 전략공천지로 거론되는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 분당갑 등은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 상임고문 공천을 놓고는 민주당 지도부의 분위기도 미묘하게 갈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고문이 직접 출마를 해달라고 하는 인천 지역이나 수도권 또는 전국의 요구들이 있다”며 “열어놓고 지도부가 판단을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전날 “현재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각자 생각들이 다르지만 드러내고 말하는 것은 조심하고 있다”면서도 “지도부가 아직 고민 중이니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이 고문과 가까운 이들은 “전투 시기에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혀 있으라고 하는 건 이적행위”라며 출마를 강력히 요구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대선 패배 2개월 만에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해 전국선거를 지휘하는 건 너무 이르다는 ‘시기상조론’이다.
인천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이 고문 출마 문제를 논의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경기 성남 분당갑 출마설과 함께 이 고문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커지자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의견을 나눈 것이다. 유동수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고문 출마 문제는) 의견 일치가 어려운 사안”이라며 “(찬반이) 반반이라기보다는 반대하는 분들도 이재명 후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후보님을 생각해서 그런 시각이 있다는 정도”라고 전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문제를 고심 중인 이 고문은 다음주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었으나 이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여건이 만들어져야지, 당이 절박하게 출마를 요청하지 않는 한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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