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20일 낮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열릴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총회에서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들 사이에선 ‘부적격 후보이므로 부결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6·1지방선거 민심을 의식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지도부가) 오늘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의총을 하는 것을 예정에 두고 있다”며 “원칙대로 부적격한 후보에 대해서는 부결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에 여러 가지 정무적인 판단을 통해서 찬성 표결을 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오늘 의총이 굉장히 치열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라며 “부적격한 것 아닌가 이런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앞두고 민주당은 2시부터 의총을 진행한다.
당내에서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강병원 의원은 ‘부결 당론’을 모을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데에는 당내에 이견이 없고, ‘부적격이지만 인준해주자’는 의견은 20%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여기에 정략을 누가 개입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일방통행과 독주에 대해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쓴소리를 하고 견제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며 “견제할 수 있게 힘을 달라고 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뜻에 따라 부적격 인사를 부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앞서 19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담은 입장문을 돌리기도 했다.
당내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부결’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한 후보자 인준을 두고 “굉장히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악수를 청해놓고 바로 돌아서자마자 뺨따귀를 때린 격이 되니까 그로 인해 야당에 대한 무시, 또 야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에 대한 무시에 대해 감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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